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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 3사, 5G 투자 때문에 요금인하 어렵다더니…이제 와선 ‘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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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이 설비투자 가이던스 ‘모르쇠’

“시장·경쟁 상황 흐름 봐야 할 듯” 얼버무려

“요금제와 단말기 라인업 등 봐야” 핑계도

‘세계 최초 상용화’ 뒤 한동안 방치될 수도

KT는 ‘5G 투자 원년’ 지난해에도 투자 감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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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동통신(5G) 투자가 어려워진다”며 요금인하 요구에 반발하던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막상 새 이동통신망 구축 투자를 본격화할 시기를 맞자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며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5G 투자 때문에 요금인하가 어렵다것은 핑계였던 셈이다.

12일 케이티(KT)를 마지막으로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지난해 실적발표가 모두 끝났는데, 올해 설비투자(캐펙스·CAPEX) 가이던스(예상치)를 내놓은 사업자는 단 한 곳도 없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년도 실적을 발표하면서 공개하거나 투자자들에게 지난 실적과 향후 전망을 설명하는 컨퍼런스콜(전화 설명회) 때 밝히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올해는 이동통신 3사 모두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수치 발표를 미뤘다.

이날 케이티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24조원 이상으로 제시했을 뿐 설비투자 가이던스는 내놓지 않았다. 윤경근 케이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콜에서 “새 이동통신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혁주 엘지유플러스(LGU+)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달 29일 컨콜에서 “설비투자 관련해서는 경쟁관점도 고려해야 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의 수요도 반영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정확한 설비투자 가이던스를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풍영 에스케이텔레콤(SKT) 코퍼레이트센터장은 지난달 31일 컨콜을 하며 “새 이동통신 요금제 구조, 단말기 라인업 등이 명확해지는 시점에 따로 안내하겠다”고 얼버무렸다.

이통사들의 이런 태도는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통 3사 최고경영자들은 “오는 3월 세계 최초 상용화”와 “이동통신 생태계 선도” 등을 외쳤다. 이보다 앞서 이통사들은 “새 이동통신 투자가 어려진다”는 논리를 앞세워 문재인 대통령의 통신비 인하 공약 가운데 기본료 폐지 항목을 무산시켰고, 보편요금제 도입 등도 뭉개왔다.

이통사들이 설비투자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새 이동통신을 3월 상용화해 ‘세계 최초’란 기록만 거머쥔 채 상당기간 틈새(크림스키밍) 서비스 수준으로 남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렇게 되면 정부 입장은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 가속화와 새 먹거리 탐색을 명분으로 주파수를 싼 값에 일찍 할당해주는 등 이통사들에게 각종 편의를 봐줬고, 부작용 우려까지 무릅쓰며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하고 있는 탓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이통 3사 사이에 ‘게임’이 벌어지며 설비투자가 크게 늘 수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책당국자들도 그동안 “사업자들간에 서비스 품질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계기로 투자가 크게 늘 수 있다”고 밝혀왔다.

지난해 이통 3사의 총설비투자는 5조5006억원으로 전년(5조3715억원)보다는 소폭 늘었으나 2016년(5조5788억원)보다는 줄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조1270억원으로 전년보다 7.2% 늘었으나 케이티는 1조9765억원으로 1.2% 감소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가이던스보다 많은 금액을 집행했으나 케이티는 85.7%에 그쳤다. 엘지유플러스는 1조3971억원으로 22.8% 증가했다. 배당은 사업자별로 지난해 수준이거나 높아졌다. 이통 3사는 화려한 ‘성과급 잔치’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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