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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비즈 칼럼] 잠실 MICE 계획 속도 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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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동원 코엑스 사장


“과거에는 카지노가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제는 전시회와 이벤트 개최로 연간 4300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라스베이거스를 찾다 보니 부족한 마이스(MICE·국제회의 및 전시회)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제가전박람회(CES) 행사장에서 만난 크리스 마이어 라스베이거스관광청 부사장의 말이다.

실제 필자가 두 눈으로 확인한 이번 CES에는 255개 우리 기업을 비롯해 전 세계 155개국에서 4400여 기업과 18만2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 도시 전체가 인파로 북적였다. 주행사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는 완성차 기업과 IT·전자, 스타트 업이 부스를 마련하고 첨단 솔루션을 선보였다.

시내의 모든 호텔과 식당에서도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면서 비즈니스 상담이 꽃을 피웠다. CES 단일 행사를 개최하면서 얻은 경제적 파급효과만 2억6420만 달러에 이른다. 매년 벌어지는 일이지만, 올해 CES에도 너무 많은 기업이 몰리다 보니 면적이 18만㎡나 되는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도 장소 부족에 시달려야 했다. 구글, 아마존 등 많은 기업이 센터 내부에 부스를 마련하지 못해 야외 전시장과 인근 호텔에서 행사를 치렀다.

수년간 이런 현실을 목격한 컨벤션센터 측은 새로운 비즈니스 및 경제 효과 창출을 위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29만㎡ 규모로 전시컨벤션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와 비교하면 서울의 현실은 초라하기만 하다. 서울은 관광객 수 기준 세계 7위, 3년 연속 세계 3위 국제회의 개최 도시라는 높은 위상을 갖고 있지만 전시장 면적은 태부족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전시장인 강남 코엑스만 해도 전시면적이 4만7130㎡로 세계 200위권에 불과하다. 1988년 우리 무역 규모가 1000억 달러 수준일 때 건립된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전시면적은 그대로다. 무역 1조 달러, 수출 6000억 달러 달성 국가라고는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공간이 부족해 열리지 못하는 전시면적이 매년 160만㎡씩 증가하고 있다. 지금도 코엑스의 2배 면적이 필요한데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다 보니 대형 국제회의를 경쟁국에 빼앗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가 잠실운동장 일대에 10만㎡ 이상의 대규모 전시컨벤션 시설과 스포츠콤플렉스 등 복합 마이스 시설을 건립하겠다고 하니 반가울 뿐이다. 중국, 싱가포르 등 경쟁국들이 앞다투어 전시장을 확충하는 만큼 우리도 조속한 행정 처리로 잠실 마이스 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중국은 대규모 행사 개최가 가능한 10만㎡가 넘는 전시장이 13개나 있고 추가로 9개를 더 짓고 있다. 이런 과감한 투자는 중국 전시산업 규모가 최근 10년 새 3배 이상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서울에 국제 수준의 마이스 인프라가 건립되어 ‘CES 서울’이 열리는 날을 보는 게 필자의 꿈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마이스산업은 글로벌 스타트업의 대거 육성과 무역 2조 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엔진이 되어 우리 경제를 창공으로 띄워줄 것이다.

이동원 코엑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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