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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내년 더 어려울 것" "트리플 부진"… 시름 깊은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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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단체장 신년사 보니/박용만 “법·제도 시대에 맞게 고쳐야”/박성택 “주력산업 전반 어려움 가중”/ 매출 600대 기업 1월 BSI 92.7 그쳐/

“내수 침체 이어져 성장 기대감 낮아”

내년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재계의 시름이 깊다.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산업이 흔들리고 새로운 성장동력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장기불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국내 대표 경제연구 기관도 우리나라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7일 발표한 신년사에는 기업들이 처한 암울한 현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허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자동차와 철강 등 주력산업의 여건이 어려우리라는 전망이 많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인한 대외환경도 여의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비투자 위축과 투자기회의 고갈 등 구조적 장기침체 우려도 있다”며 “특히 신성장 동력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뼈아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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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감당 못해 문닫는 공장 속출 최근 임대료가 크게 오르면서 자영업자 등이 떠나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강소와 예술 거리의 한 공장 앞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제원 기자


손 회장은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 상황이 회복되고 있지만 생산과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취업자 수 증가 폭도 줄어드는 ‘트리플 부진’이 가시화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립적인 노사관계로 인한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산업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며 “무역분쟁 심화로 우리 경제의 큰 축인 수출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도 내년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2.7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BSI가 100이 넘으면 긍정, 그 이하면 그 반대다. 이 조사에서 기업들은 “내수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 둔화세도 뚜렷해 신년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고 밝혔다.

재계는 규제 완화를 추진해야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2019년에는 우리 기업을 둘러싼 법과 제도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며 “법·제도 같은 플랫폼을 시대 흐름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원인과 해법은 상당 부분 나와 있다”며 “폐쇄적 규제환경, 낮은 생산성, 미흡한 사회 안전망 등에 대한 해법을 실행에 옮겨 미래성장의 원천과 국민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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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회장도 규제개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소한 외국에 있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기업도 할 수 있게 길을 터줘야 한다”며 “규제가 외국기업들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에 부담이 되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내년에 주력산업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중소기업 스스로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스마트공장을 통한 혁신’과 ‘협동조합을 통한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형남북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해 중소기업의 남북경협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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