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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사설] 문 대통령의 ‘45% 지지율’이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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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등 정책 성과 부진이 주된 원인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초심’을

민주, 오만하지 않았나 되돌아봐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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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취임 후 최저치인 45%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14일 밝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3%포인트 상승해 44%를 기록했다. 긍정과 부정 평가가 단 1%포인트 차이로 근접한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역시 36%로, 집권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문 대통령 집권 1년7개월 만의 최저 지지율은 민심의 분명한 경고등이라고 할 수 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최근 지지율 추이는 민심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책 성과가 부진한 탓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최대 과제로 내세웠던 일자리 확대나 격차 해소에서 올 한해 성적표는 초라하다. 지표로만 보면 개선되기보다 악화됐다. ‘경제 투톱’으로 불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갈등을 1년 가까이 방치한 건 잘못한 일이었다. 몇몇 정책이 현실과 유리되는 등 정합성이 떨어졌고 정책 주체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성과를 내긴 어려웠다.

문 대통령이 14일 차관급 16명을 교체하는 등 인사 폭을 넓힌 것은 행정부에 정책적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정책에서 성과를 내는 것에 정권의 명운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사와 정책 등 모든 면에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집권 중반기를 맞으며 문 대통령이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문 대통령이 최근 국외 순방 중 기내 회견에서 기자 질문을 제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나,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며 업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듯한 말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집권 초반 여러 행사에서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국민 감동을 불러일으켰지만, 이제는 ‘정책 성과’를 통해서 국민의 믿음을 얻어야 할 시기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국민에게 직접 다가가 자세히 설명하고, 때론 국정의 어려움도 털어놓는 소탈하고 진솔한 소통을 고민해야 한다. 청와대가 특별감찰반 사건 대책으로 부서 명칭에서 ‘특별’을 빼고, 파견 부처를 다양화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도 미봉책으로 보인다. 최근 청와대 내의 여러 기강해이 사건에 대해 청와대는 좀더 분명하게 설명하고 국민에게 머리 숙이는 게 옳다.

집권당인 민주당 역시 잇따른 선거 승리에 취했던 게 아닌지 살펴야 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20년 집권론’은 국민에게 오만한 모습으로 비친 게 사실이다. 이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약을 뒤집고 야3당과의 연대를 깨트린 것이나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논란도 지지층의 이완으로 이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민심에 귀 기울이라’는 국민의 따끔한 충고다. 청와대와 여당 모두 겸허히 스스로를 돌아보고, 지금 나오는 위기의 징조에 무겁게 반응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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