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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미국 막히자…인도·아세안서 韓·中·日 철강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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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외국산(産) 철강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제한하자 인도, 아세안(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에서 한국·중국·일본 철강사들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 철강사들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한국 철강사들도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인도·아세안 시장은 철강 수요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17년부터 2025년까지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평균 성장률은 7.1%, 아세안은 5.2%로 예상돼 3.2%인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철강을 많이 쓰는 자동차 생산은 인도가 2017년 446만대에서 2025년 803만대로, 아세안은 이 기간에 390만대에서 536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비즈

일본 NSSMC 공장 전경./NSS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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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주요 국가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철강사의 시장 점유율이 약 90%에 육박한다. 일본이 이 시장을 선점했으나 중국과 한국이 추격하면서 지금은 중국이 앞선 상황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도네시아 철강수입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56.5%로 절반 이상이었고 일본(19.7%), 한국(11%) 순이었다. 태국의 경우 중국이 39.9%, 일본 36.5%, 한국 11.6% 였다.

일본이 인도·아세안 시장에 대한 전략을 강화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수 시장이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철강 수요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소비 부진, 건축토목 투자 둔화 등으로 2017년 6930만t에서 2022년에는 6500만톤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보호주의가 확산된 영향도 있다.

일본 업체들은 현지 철강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는 식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NSSMC(Nippon Steel & Sumitomo Metal Corporation)는 인도 차강판 시장을 겨냥해 인도 철강업체 에사르(Essar)를 인수전에 참여했다. 또 일본 철강업체 JFE는 인도 철강사 JSW의 보유 지분을 15%에서 20% 이상으로 늘려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일본 업체가 인도·아세안 공략을 강화하면서 자동차강판, 강건재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보는 "일본 업체들은 진출 초기부터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제조업 FDI(외국인직접투자)와 연계해 자국 기업간 확고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며 "국내 기업도 인도·아세안의 전략적 연계성을 고려해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재호 기자(j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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