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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미국-터키 분쟁 도화선’ 미 목사 석방, 양국 갈등 해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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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백악관서 브런슨 목사 환영행사 열려

중간선거 앞두고 기독교계 표심 자극할 호재

트럼프, “몸값 거래 없었다” 반박

“터키와 관계 좋아질 것” 갈등 해결 메시지도

터키 “목사 석방 문제는 법원 결정... 미 협박 굴복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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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터키 사이 갈등의 원인이었던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가 석방돼 미국으로 귀국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지기반인 복음주의 기독교 세력에게 외교 성과를 내세울 수 있게 됐고, 터키는 악화일로를 치닫던 대미 관계를 개선해 경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터키에서 2년 동안 구금됐다 석방된 브런슨 목사의 석방 환영 행사를 열고, 이번 석방이 “미국과 터키 간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한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터키 이즈미르 법원은 전날 2016년 7월 터키 쿠데타에 관여한 혐의로 가택 연금 중이던 브런슨 목사의 형량을 5년에서 3년으로 낮추고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출국을 허용했다. 그는 가택 연금 해제 직후 부인과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브런슨 목사를 맞이하며 “우린 브런슨의 석방을 위해 오랫동안 힘들게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브런슨 목사도 “당신이 취임한 순간부터 (석방을 위해) 매우 애써준 것을 알고 있다”며 화답했다. 그는 이어 한쪽 무릎을 꿇고 트럼프 대통령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감사와 축복의 기도를 올렸다.

<워싱턴 포스트>는 다음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기독교계의 관심 사안이었던 브런슨 목사 석방 문제가 해결돼 이를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를 대변하듯 이날 환영식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등 다수의 각료와 상하원 의원들이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 여러 차례 브런슨 목사 석방 관련 글을 올리며 성과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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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석방과 관련해 터키와 ‘거래’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브런슨 목사 석방의 대가로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를 철회한다는 내용의 ‘비밀 거래’가 있었다는 <엔비시>(NBC) 방송 보도에 대한 반박이었다.

앞으로 관심은 미국과 동맹국인 터키 사이의 갈등이 해소될지 여부다. 전망은 밝은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이번 석방이 “미국과 터키 간의 좋은, 아마도 매우 좋은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브런슨 목사의 석방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 뒤, 지난주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4% 이상 올랐다.

터키는 지난 8월 초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거부한 뒤 마국 정부로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알루미늄에 2배의 관세를 부과하는 강력한 경제 제재를 당했다. 그 여파로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한때 연초 대비 40%나 폭락했고, 화폐 가치 하락으로 물가가 폭등해 서민들이 큰 고통을 받았다.

터키 정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미국의 관세부과 등 협박에 따른 게 아니라 법원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터키는) 미국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선거를 앞두고 외교 성과를 얻었고, 터키는 최소한의 명분을 지키며 미국과 관계 회복이라는 실리를 얻게 됐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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