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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미 대법관 인준 청문회 ‘미투 규명 공론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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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캐버노와 피해자 포드의 공개청문회 개최

민주당 “FBI 조사 먼저해야”

일부 공화 의원 ‘캐버노, 거짓말하면 자격 상실’

캐버노 대 포드 여론 대결 양상도



고등학교 시절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의혹으로 낙마 위기에 몰린 브렛 캐버노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 인준 문제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가의 최대 쟁점이 됐다. 자신의 피해를 ‘실명 공개’한 크리스틴 블레이시 포드 팔로앨토대 교수가 캐버노와 나란히 상원 청문회에 나서기로 하면서 여야 공방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상원 법사위는 캐버노와 포드를 나란히 불러 24일 공개 청문회를 연다고 17일 발표했다. 찰스 그래슬리(공화당) 상원 법사위원장은 “투명성을 위해 공개 청문회를 열고, 최근 (캐버노를 둘러싼) 혐의를 완전히 중계하겠다”고 말했다. 포드의 변호인도 <엔비시>(NBC) 인터뷰에서 “포드는 자신의 얘기를 밝히기 위해 모든 것을 기꺼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일 상원 법사위 인준 투표는 연기됐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캐버노는) 이 잘못된 혐의로부터 결백을 증명할 청문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청문회에 앞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공세를 강화했다. 포드한테 이 사안을 처음 전해들은 다이앤 파인스타인 법사위 민주당 간사는 백악관과 연방수사국이 이 사안을 조사하는 기본적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며, 연방수사국의 수사 개시가 없다면 청문회는 열릴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캐버노는 사면초가에 빠졌다. 인준 절차가 자신의 성폭행 혐의를 규명하는 청문회로 돌변한 데다 자칫하면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공화당 역시 11월6일 중간선거를 50일 앞두고 불거진 대형 악재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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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버노는 이날 다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나는 포드가 묘사한 것 같은 행위를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다. 이것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나는 그가 어제 자신을 공개할 때까지 누가 그런 비난을 하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드의 변호인은 “캐버노가 심하게 취하지 않았다면 포드는 성폭행 당했을 것”이라며 캐버노의 행위를 성폭행 미수라고 규정했다. 포드의 주변인들 역시 캐버노가 공인으로 알려지기 전인 2000년대 초부터 포드가 자신의 피해에 대해 상담을 받는 등 사건에 대해 일관된 언행을 보였다고 밝혔다. 포드의 고등학교 친구들은 공개 편지를 통해 그가 사건을 공개한 것을 지지하면서, 그의 설명은 “우리가 듣고 살아온 이야기들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밝혔다. 앞서 포드는 캐버노가 17살 때 파티에서 술에 취해 당시 15살이던 자신의 옷을 벗기고 성폭행하려고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캐버노를 지지하는 고등·대학·로스쿨 동창, 동네 이웃들도 그의 진실성을 믿는다는 공개 편지를 발표하며 맞불을 놨다. 이번 논란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미국 ‘미투’ 운동의 또 하나의 중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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