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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미국 CBS방송 회장도 ‘미투’ 폭로로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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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0년간 최소 12명 성추행·희롱 폭로 나와

연봉 783억원, 미국 S&P 500그룹 CEO 중 최고 수준

CBS “미투 운동·직장 내 성평등 단체에 2000만달러 지원”



미국 시청률 1위 방송사인 <시비에스>(CBS)의 최고경영자 레스 문베스(68)가 9일 성폭력 폭로로 사임했다. 지난해 10월 초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력 폭로로 촉발된 ‘미투 운동’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며 언론계 거물도 낙마시킨 것이다.

<시비에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문베스 회장이 회사를 떠난다, 회사는 문베스 회장과 함께 ‘미투 운동’과 직장 내 성평등을 지지하는 단체에 2000만달러(약 225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뉴요커>는 문베스가 30여년에 걸쳐 여성 6명을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보도했고, 9일 다른 6명의 피해가 추가 폭로했다. <시비에스>는 이 기사가 나온 지 3시간 뒤 그의 퇴진을 결정했다.

방송계에서 일한 피해자들은 1980년대부터 문베스한테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베스는 동의 없이 자신의 나체를 보이거나 신체 접촉을 강요했다. 이를 거부하면 일자리를 빼앗는 등 불이익을 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베스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25년 전 세 명의 여성과 합의 아래 관계를 가진 것은 사실이다. 여성들의 승진을 방해하려고 지위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후 문베스가 스톡옵션 등 퇴직금 명목으로 1억달러(1128억원)를 챙길 것이란 보도가 나오자 여성 단체들이 반발했다. <시비에스>는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어떤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해명했다.

문베스의 지난해 연봉은 6930만달러(약 783억원)다. 이는 에스앤피(S&P)500 대기업 최고경영자들 중 두 번째로 높다. 1995년 예능 프로그램 제작자로 <시비에스>에 입사한 문베스는 2006년부터 12년간 회사를 이끌었다. 드라마 <빅뱅이론>·<시에스아이>(CSI) 등을 크게 성공시키며 <시비에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방송사는 2017~18년 미국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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