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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문 대통령이 언급한 강주룡과 제주 해녀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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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광복절 경축사서 “여성들, 가부장제와 불평등 속에서도 불굴의 독립운동”

“일제의 임금 삭감에 반대해 여성, 노동해방 외친 을밀대의 강주룡”

1932년 일제의 수탈에 맞서 해녀항일운동 이끈 5명의 해녀 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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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3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친일의 역사는 결코 우리 역사의 주류가 아니었다”며 독립투쟁에 대한 자긍심을 강조하면서, 특히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역할을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며 1931년 일제의 임금 삭감에 반대해 을밀대 지붕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며 여성·노동해방을 외쳤던 강주룡과 1932년 제주에서 일제의 착취에 맞서 항일운동을 주도한 고차동·김계석·김옥련·부덕량·부춘화 등 5명의 해녀를 언급했다.

강주룡은 ‘한국 최초의 여성 노동운동가’로 불리는 인물이다. 문 대통령은 그에 대해 “1931년 일제의 일방적인 임금 삭감에 반대해 높이 12미터의 을밀대 지붕에 올라 농성하며, ‘여성해방, 노동해방’을 외쳤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강주룡은 서간도에서 무장 독립운동을 하던 남편이 숨진 뒤, 평양에서 평원고무공장 직공으로 일했다. 1929년 대공황으로 고무공업이 타격을 입자 공장주들은 임금 인하를 결의했다. 평양고무공업조합도 임금 17% 삭감을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고했고, 강주룡을 비롯한 노동자들은 단식투쟁을 하며 파업을 벌였지만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1931년 5월29일 강주룡은 무명천에 돌을 매달아 을밀대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며 “끝까지 임금 감하(삭감)를 취소하지 않으면 나는 근로대중을 대표하여 죽음을 명예로 알 뿐”이라고 호소했다. 경찰에 체포된 뒤에도 단식투쟁을 하던 강주룡은 건강이 악화되어 출감 두달 만에 서른두살의 나이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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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연설에 등장한 또다른 여성 독립운동은 1932년 제주에서 고차동·김계석·김옥련·부덕량·부춘화 등 해녀 대표 5명의 주도로 일어난 해녀 항일운동(제주잠녀항쟁)이다. 식민통치를 시작한 일본 어업기업가들의 남획으로 어장은 황폐화됐고, 일본 물산회사 등은 어용 해녀조합과 결탁해 해산물을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매입해 해녀들을 수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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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1월7일부터 제주 구좌읍 해녀들은 호미와 비창(전복을 캘 때 쓰는 도구)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해녀 수백명은 만세를 부르고 집회를 열어 연설을 했으며, 해녀 대표 20여명은 지사와 직접 담판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투쟁은 3개월 동안 계속됐고, 1만7천여명이 참가했다. 항쟁을 주도한 해녀들은 고문을 당하고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현기영의 소설 <바람 타는 섬>(1989)은 이들의 투쟁을 다뤘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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