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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Tech & BIZ] 블루투스 입은 'S펜'… 10m 떨어져 버튼 누르니 사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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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 국내에 출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을 하루 동안 써봤다. 사실 노트는 모두를 위한 폰은 아니다. 한 손에 잡기 버거운 6.4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오른쪽 아래서 톡 튀어나오는 S펜이 초심자에게는 낯설다. 하지만 '노트 제품을 써 본 사람은 노트만 쓴다'는 얘기가 있다. 삼성은 노트 사용자의 재구매율이 60%가 넘는다고 추정한다.

손에 쥔 갤노트9은 생각보다 크지만 매끄럽고 얇았다. 크고 넓적한데 우악스럽지 않고 세련됐다는 인상을 준다. 앞뒷면은 유리가 반짝거리고 옆면은 무광 처리했다. 화면 테두리는 더 줄였다. 갤노트9의 특징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①세련된 색(色)의 조화

갤노트9에 개인적으로 최고점을 주고 싶은 것은 '블루폰'과 '옐로 S펜'의 조합이다. 공개 행사 초청장과 티저(예고) 포스터에 등장한 샛노란 S펜은 사용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핵심 포인트였다. 스마트폰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사장도 지난 9일(현지 시각) 뉴욕 제품 공개 행사 때 노란 셔츠를 입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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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9의 꺼진 화면에 노란 S펜으로 메모하자 같은 색 글씨가 쓰인 모습.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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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S펜은 갤노트9의 네 가지 색상(미드나잇블랙·오션블루·라벤더퍼플·메탈릭코퍼) 중 오션블루 모델에만 탑재돼 있다. 실제로 푸른 바다빛과 노란색이 가장 조화롭다. 삼성이 꽤 감각적이라고 느낀 부분은 S펜 글씨의 색깔이다. 기존에는 옅은 회색 글씨가 기본이었지만 갤노트9은 펜 색상과 같은 색의 글씨가 나온다. 오션블루 제품의 꺼진 화면 위에 S펜을 쓱쓱 놀리면 노란색 글씨의 메모가 작성된다.

②남들 앞에서 꺼내고 싶은 S펜

갤노트9의 처음과 끝은 모두 'S펜'이다. 지금까지는 이름 그대로 펜 역할에 충실했다면 저전력 블루투스(근거리 무선 통신)를 탑재한 새 S펜은 리모컨 기능이 추가됐다. S펜의 리모컨은 스마트폰과 10m 이내의 거리에서 작동한다.

가장 유용한 용도는 셀카 촬영이다. 스마트폰을 원하는 촬영 지점에 두고 원격으로 S펜 버튼을 길게 누르면 카메라가 실행된다. 이 상태에서 버튼을 한 번 누르면 촬영이 된다. 두 번 누르면 전·후로 카메라를 전환하거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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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9의 S펜에는 리모컨 기능이 추가됐다. 스마트폰 주변 10m 이내에서 S펜 중간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촬영이 된다.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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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책상 위에 노트를 올려놓고 10m쯤 떨어져 S펜을 눌러봤더니 문제없이 잘 작동했다. 한쪽 팔을 길게 뻗어 셀카를 찍을 때도 촬영 버튼을 누르느라 애먹을 필요없이 다른 손에 쥔 S펜만 조작하면 된다. 혼자 여행 가서도 남에게 사진 부탁하지 않고 다양하게 연출한 셀카를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프레젠테이션 기능도 매력적이다. 회의장에서 갤노트9을 PC에 연결하고 S펜을 리모컨으로 이용하면 된다. S펜 버튼을 누를 때마다 화면이 앞뒤로 넘어간다. 음악을 들을 때도 S펜 버튼을 누르니 재생, 일시 정지, 다음 곡 선택이 가능했다. 삼성은 개발자들이 S펜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방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활용도는 더 커질 전망이다.

③대용량 배터리와 저장 공간

갤노트8은 배터리 용량이 3300㎃h (밀리암페어시)였지만 갤노트9에서는 4000㎃h로 커졌다. 갤노트7 발화 사건 이후 발목을 잡았던 '배터리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셈이다. 4000㎃h는 강력하다. 하루 종일 충전 없이 사용 가능하다. 실제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갤노트9을 만지작거렸지만 배터리는 50%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갤노트9의 내부 저장 공간은 128GB(기가바이트)와 512GB 두 종류다. 128GB 제품은 109만4500원, 513GB는 135만3000원이다. 배터리는 용량이 크면 클수록 좋지만 저장 공간은 128GB짜리도 무난하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감안하면 2~3년 내 128GB 저장 공간을 다 사용하기도 힘들뿐더러 외장 메모리를 따로 사서 끼우는 게 더 싸기 때문이다. 삼성의 256GB짜리 외장 메모리는 인터넷에서 10만원 이하에 살 수 있다. 스마트폰 사진도 요즘은 '구글 포토'와 같은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서비스에 똑같이 저장되기 때문에 굳이 폰에 꾸역꾸역 담아둘 필요가 없다.

④'저기 세 명 눈 감았어요' AI 카메라

단체 사진 찍다 보면 꼭 누군가가 눈을 감는다. 사진 찍는 사람의 손이 흔들려 사진을 망칠 수도 있다. 갤노트9은 인공지능이 이런 실수를 재빨리 알아채 다시 찍도록 안내해준다. 예를 들어 사진을 찍고 난 뒤 ‘눈을 깜빡였어요’ ‘사진이 흔들렸어요’ ‘렌즈가 깨끗하면 더 선명하고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어요’(렌즈에 지문이 묻었을 경우)라고 알려준다. 눈 깜빡임은 사진 속 세 명까지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사용자가 사진을 대충 찍어도 인공지능이 음식·사람·동물·일출 등 20가지 상황으로 자동 분류해 최적화된 색감을 알아서 적용해준다.

⑤더 똑똑해져야 할 '뉴 빅스비'

갤노트9 왼쪽에는 전작(前作)과 마찬가지로 빅스비 호출 버튼이 달려 있다. 갤노트9에 탑재된 빅스비의 2.0 버전인 ‘뉴 빅스비’는 한층 똑똑해졌다. 기존 빅스비에 비해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는 느낌이다. 기존에는 ‘스타벅스 앱에서 아메리카노 주문해줘’처럼 무슨 앱에서 어떤 명령을 수행할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했지만, 뉴 빅스비는 ‘커피 주문해줘’라고만 하면 알아서 명령을 수행한다. 또 뉴 빅스비에 ‘오늘 날씨 알려줘’라고 물은 뒤 ‘내일은’이라고만 해도 알아서 내일 날씨를 알려준다. 현재 대화의 주제가 날씨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하지만 뉴 빅스비도 여전히 아쉽다. 예시로 정해진 문구는 빨리 알아듣지만 일상 대화를 알아듣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인공지능 업계에서는 훌륭한 진전을 했을 수 있으나 일반 소비자의 눈높이로 봤을 때 큰 감흥은 없다.





박순찬 기자(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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