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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이슈플러스] 수은·납, 기준치 10배…고래고기 관리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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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밍크고래. 가격이 워낙에 높아서 '바다의 로또'라고도 불리죠. 그래서 불법으로 포획하는 경우도 많아 생태계를 해친다는 논란이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게다가 고래고기는 정식 식품이 아니라 아무도 관리하지 않고 있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시민단체와 함께 시중에 팔리는 고래고기의 중금속 오염도를 분석해보니 수은과 납이 기준치 10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월 초 열린 울산 고래 축제입니다.

[2018년 고래축제 개막을 선언합니다!]

고래 축제가 열리고 있는 울산 장생포입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아 나흘간 열리는데요.

비가 오고 있지만 아주 흥겨운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이 축제가 대목인 곳들이 또 있는데,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한 고래고기 식당들입니다.

울산 장생포에는 고래고기 식당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식당 손님 : 장생포라면 고래 아닌교. 고래 맛이 어떤가 한번 먹어봤어요.]

식당에서 비싸게 팔리는 것은 몸길이 약 7m, 몸무게 10t 이상의 밍크고래입니다.

[고래고기 상인 : 밍크 지느러미. 이게 제일 비싼 거. 등살이고 이거는 혓바닥.]

그런데 축제장 한 쪽에서는 고래고기 식용 반대시위가 열렸습니다.

밍크고래 식용이 고래 포획을 부추긴다는 겁니다.

현행법상 고래 포획은 금지되어 있고, 우연히 그물에 걸린 고래만이 유통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물에 잡혔다고 신고되는 밍크고래 숫자는 한 해 평균 80마리에 불과합니다.

[식당 : (1년에 몇 마리나 팔리세요?) 1년에 뭐 (밍크고래) 5, 6마리.]

지난 5년간 경찰에 적발된 고래 불법 포획 건수는 32건으로 추정되는 유통량은 훨씬 많습니다.

[조약골/핫핑크돌핀스 대표 : 전국에 고래고기 식당이 약 한 120군데에서 140군데 정도 있습니다. 1년에 소비되는 밍크고래 숫자가 200마리 이상은 되는 거 아니냐…]

실제 국제포경위원회도 한국 고래 개체수가 줄어들어 '우려 수준'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울산 장생포 관계자 : 싱싱한 고기는 전부 다 포획해 온 걸로 보면 된다. 혼획 가지고는 공급이 안 되거든 실질적으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취재진은 시민단체와 함께 축제 기간 전후로 시중에 파는 고래고기의 중금속 오염도를 분석했습니다.

한 달 뒤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장 또는 식당 13곳의 밍크고래고기를 21개로 나누어 분석했는데 이 중 8개에서 중금속 함유량이 식약처의 어류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어류 기준치란 한국인의 어류 섭취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일정수준 이상 포함되면 사람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양을 뜻합니다.

울산과 포항, 부산 등 식당 13곳에서 식약처의 기준치를 초과한 곳만 절반에 가까운 6곳에 달했습니다.

포항 한 식당에서 수집한 고래고기 지방층의 경우 기준치인 0.5㎎/㎏의 10배가 넘는 수은이 검출됐습니다.

부산의 한 식당은 고래 살코기에서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납이 기준치 10배에 달하는 양이 검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과다 섭취하면 몸에 해로울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박정임/순천향대 환경보건학과 교수 : 고래라는 식품 자체가 그렇게 자주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도가 아주 높아지는 경우에는 우려가 되는 수준이기도 할뿐더러.]

하지만 고래고기의 경우 식품원료로 정해져 있지 않아,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해양수산부 : 식품으로 유통이 되는 단계에서 발견되는 부분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하도록 돼 있습니다. 중금속 부분은 식약처에서 다 해요.]

[식약처 : 고래고기가 식품원료가 아니기 때문에.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거라면 기준 및 규격을 정해서 관리를 하는 거죠.]

시민단체는 돌고래 등 이빨고래가 밍크고래로 둔갑해 팔렸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현재 DNA 검사도 진행 중입니다.

해양 생태계 뿐만 아니라 먹거리 안전을 위해서라도 고래 유통에 대한 정부의 관리가 시급합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화면출처 : 유튜브)

윤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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