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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비즈톡톡] “헤어드라이어서 도청 칩 나와”…화웨이 5G 장비 도입 반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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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5세대(G) 통신 상용화가 다가오면서 글로벌 통신 장비 업체 간의 입찰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그중 기술력이 좋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국 화웨이의 통신 장비 국내 도입이 이슈화됐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화웨이의 창립자 런정페이(73) 회장의 출신 때문입니다. 런정페이 회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1966년 인민해방군에 장교로 입대했다가 1984년 전역했습니다.

3년 후인 1987년 런정페이(당시 43세) 회장은 5명의 동업자와 함께 당시 2만1000위안(약 360만원)으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시에서 화웨이를 설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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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의 창립자 런정페이 회장. /조선DB



화웨이 창립자가 중국군 장교 출신이고 공산당의 지원으로 성장한 만큼 화웨이에서 수집하는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에 흘러갈 수 있다는 게 반대 여론의 이유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일명 ‘백도어’ 이슈가 자주 터졌던 제품 대부분이 중국 회사 제품이었던 이유도 있습니다. 백도어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서버로 전달되는 것을 말합니다.

한 보안 전문가는 “2014년쯤엔 한 중국 호텔의 헤어드라이어에서 도청용 칩이 발견됐다는 얘기가 나왔다가 묻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의 연방수사국(FBI) 같은 정보기관은 2월 미국 의회에서 보안 이슈를 언급하며 “중국의 화웨이와 ZTE 제품을 쓰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국내 여론이 더욱 불 붙은 상태입니다.

손영동 한양대 융합국방학과 교수는 “미국 유명 보안 업체들의 주요 직원들도 보안 우려가 생길 수도 있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나 미국 국가안보국(NSA) 출신”이라며 “중요한 건 중국 쪽에서 백도어 이슈가 자주 터져왔기 때문에 신뢰가 깨진 상태여서 중국 제품 자체를 꺼리는 상황이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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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대 여론에 부딪힌 화웨이. /조선DB



실제 2016년 11월 미국에서 판매됐던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산 스마트폰에서 백도어 이슈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화웨이 측 변호인은 백도어 탑재는 인정했지만 “중국 정부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중국 기업의 실수”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20일에는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화웨이 사이버보안평가센터 감독위원회는 ‘영국의 국가 보안을 위해 화웨이 장비 사용시 장기적인 안정성을 위한 중요한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화웨이 측도 “결함을 인정하고 우리는 이러한 피드백에 감사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습니다.

2010년 화웨이 통신 장비를 도입해 화웨이 ‘통신 우방’으로 평가받았던 영국마저 보안 이슈에 의문을 제기하자 반대 여론은 더욱 힘을 얻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점 때문에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좋은 화웨이 통신 장비 국내 도입을 꺼리게 된 셈입니다. 지금은 단순 우려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백도어 이슈가 발생할까봐 겁이 난다는 게 통신 업계 입장입니다.

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웨이 통신 장비 도입을 고려하고는 있지만 설마가 사람을 잡을까봐 망설이는 이유도 없지않아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꼭 중국 회사의 제품이 아니라 어떤 제품을 쓰든 보안 이슈는 항상 있기 때문에 국내 통신 산업과 함께 발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교수는 “화웨이의 통신 장비뿐 아니라 어떤 장비를 써도 해킹 위험은 항상 있다”며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통해 국내 통신 산업을 어찌 활성화할 수 있을지를 함께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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