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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추락 헬기 만든 KAI, 기술력 '의심'…"수리온 수출에도 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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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047810)(KAI)가 설계한 해병대 수송헬기 마린온(MARINE ON)이 추락해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KAI의 기술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마린온은 육군 수송헬기인 수리온을 개조한 것이다.

KAI는 수리온을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 사고 조사 결과 KAI에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수출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김조원 KAI 사장은 지난달 말 “필리핀에 수리온 11대를 수출하는 마지막 단계에 있다. (계약 규모는) 2500억원으로 현재 거의 마무리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KAI는 현재 미국의 록히드마틴과 함께 18조원 규모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T-X) 수주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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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추락한 마린온 헬기와 같은 기종의 헬기./해병대사령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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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해병대사령부는 사고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해병대가 지난 1월 인수한 마린온 2호기가 전날 오후 4시46분쯤 포항시 남구 해군 6전단 내부 활주로에서 시험비행을 하던 중 추락했다. 사고 헬기는 지상 10m 상공에서 추락한 직후 화염에 휩싸였다. 현재 해병대엔 마린온 4대가 실전 배치돼 있으며 기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3년까지 30여대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KAI 등에 따르면 마린온에는 프랑스의 에어버스가 만든 기어박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이 장착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어박스나 엔진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이를 총괄 조립한 KAI의 책임일 수도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KAI는 이번 헬기 사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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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원 KAI 사장./안상희 기자




마린온 추락 사고 조사 결과 KAI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수리온 수출 차질이 예상된다. 수리온은 KAI가 체계개발을 맡고 국방과학연구소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참여해 개발했다. 방위사업청은 2013년 개발 완료를 선언했고 그해 5월부터 육군에 배치됐다. KAI는 현재까지 육군에 약 90대의 수리온을 납품했고 인도네시아, 태국, 이라크, 중남미 등에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년 11월에 취임한 김조원 KAI 사장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을 돌며 수리온 수출을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 KAI는 시장을 개척해 향후 15년간 약 200여대의 수리온을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아직까지 수리온 수출 실적은 없다.

KAI는 필리핀에 수리온을 수출한 뒤 이를 발판으로 동남아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었으나, 방산업계는 이번 마린온 사고가 수출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봤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마린온이 수리온 계열 헬기여서 수리온 수출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 전까진 수출 논의가 보류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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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온은 작년 7월엔 안전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감사원은 2016년 3월~5월, 10월~12월에 수리온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 결과 수리온이 결빙 성능과 낙뢰보호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비행 안전성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KAI는 체계 결빙 시험을 다시 진행했고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번 사고가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은 미국 록히드마틴이 주계약자이고, KAI는 록히드마틴의 하청업체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전재호 기자(j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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