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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非주류` 최정우, 철강 신화 뛰어넘는 `뉴 포스코` 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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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회장 최종후보 확정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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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계 서열 6위(자산 기준)인 '포스코호(號)'를 이끌 차기 선장으로 포스코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포스코 출신의 비(非)엔지니어가 선출되면서 포스코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우선 최정우 회장 후보는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란 점에서 포스코 내에서는 비주류에 가깝다. 더욱이 2000년 민영화 이후 최초의 비서울대 출신이다.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이 주류로 인정받는 포스코 조직 내에서 고정관념을 깨고 비서울대·비엔지니어 인사가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 내에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좀 더 넓은 시야와 발상의 전환에 따른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 후보는 24일 "포스코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지난 50년 성공 역사를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우회적으로 변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그룹 변화를 이끌면서도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어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도 적격인 인물로 평가된다.

최 회장 후보는 포스코와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포스코대우에서 전략과 재무 담당 임원을 두루 거쳐 전체 그룹 경쟁력에 대한 이해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15년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정준양 전 회장 재직 시절 과잉상태였던 포스코 그룹 투자사업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그는 철강 본원의 경쟁력 회복과 재무건전성 강화를 내세우며 그룹 구조개편을 강도 높게 추진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핵심 사업과 자산을 매각하고 사업부문을 효율성 제고에 중점을 두고 재편했다. 그 결과 한때 71개까지 늘어난 포스코 국내 계열사는 38개로, 해외 계열사는 181개에서 124개로 줄었다. 7조원 규모의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거뒀고 연결기준 포스코 매출액은 2014년 이후 3년 만에 60조원대로 복귀했으며 영업이익은 4조6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62.5% 늘었다.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도 흑자전환에 성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비엔지니어 출신으로서 과거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이 추진하던 비수익성 기술개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 회장 후보가 과거 CEO들과 다른 혁신을 주도하면서 세계적인 철강기업으로서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회장 후보는 1983년부터 35년간 포스코에 몸담아왔다. 회장이 되면 역대 회장 중 최대 근속기간을 자랑한다. 그만큼 조직을 잘 아는 데다 포스코 내에선 엘리트가 아닌 비주류라는 출신까지 더해 원만하게 조직을 이끌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사업에 대한 이해도도 깊다. 최 회장 후보는 지난 2월부터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최 회장 후보는 이날 "포스코 회장 후보로 선정돼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며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임직원, 고객사, 공급사, 주주, 국민 등 내·외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해 공동 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선배들의 위대한 업적에 누가 되지 않게, 임직원들과 힘을 합쳐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포스코 임직원과 포스코에 애정과 관심을 주시는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경영계획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은 "포스코의 100년 미래를 이끌어 갈 차기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최 회장 후보와 포스코 앞길에는 많은 장애물이 놓여 있다. 일각에서는 비엔지니어 출신 회장 후보라 포스코의 주력인 철강에 대한 이해가 엔지니어 출신에 비해 부족하지 않으냐는 우려도 나온다.

고질적인 정치권과의 연관성 문제도 있다. 일각에선 최 회장 후보 선출에 부산 정치인들이 역할을 했다는 소문이 나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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