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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단독]김정은 방중기간 국내서 지역구 챙긴 노영민 주중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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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사 "선친 기일 맞아 추모예배 왔던 것"

노 대사 "선친 기일 맞아 추모예배 왔던 것"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노영민 주중국 대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기간에 국내에 머물면서 자신의 지역구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충북 청주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노 대사는 지난 19일 충북 청주의 한 식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광역·기초의원 출마자 간담회에 참석해 당선자들을 격려하고 낙선자들에 위로를 건넸다. 이 자리에는 노 대사의 측근인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등도 자리했다.

노 대사가 충북에 머문 지난 19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번째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 주석과 회담 및 만찬을 했던 날이다. 김정은은 다음날인 20일에도 시 주석을 만나 회담한 뒤 오후에 북한으로 돌아갔다. 미북정상회담을 전후로 북중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자 청와대도 이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에서, 주중대사는 귀국해 지역구를 찾은 것이다.

노 대사는 지난해 8월 주중대사에 임명된 뒤 한동안 국내정치와는 거리를 뒀었다. 하지만 최근 귀국해 자신의 지역구를 찾는 등 정치권 복귀 준비로 해석될 수 있는 행보를 보였다. 노 대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지난 2월에도 올림픽 개막식 참석 등 공식일정을 소화한 뒤, 청주를 찾았었다. 당시 그는 “이번에 출국하고 나면 올 연말까지 청주에 올 계획이 없다”고 했었다.

야당 관계자는 “한반도 주변정세가 격변하는 시점에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인사가 주중대사를 맡고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직을 빨리 내려놓고 복귀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노 대사는 본보 통화에서 “선친의 추도예배와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은 집안의 큰 행사, 1년에 한번 재외공관 근무자들이 의무적으로 받는 종합건강검진 등 일정을 모두 묶어서 오래 전에 휴가를 잡아둔 것”이라며 “18일은 중국 국경일로 대부분 사람들이 주말과 묶어 휴가를 쓰는 시기이고, 일찍부터 이때 휴가를 쓰기 위해 공식 절차를 따라 외교부의 허가를 받고 한국에 온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물론 휴가를 간 사이에 김정은 위원장이 온다는 것을 알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도 “내가 대사로 가면서 대사관 시스템을 최고 수준으로 잘 갖춰 놓았기 때문에, 북중 관련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해서 즉시 대처하고 있다. 대사 한 사람이 없다고 해서 그런 시스템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했다.

노 대사는 이어 “나는 지금 당적도 없을 뿐더러 그날 간담회에서 만난 사람 중 내 지역구 사람은 전체의 10퍼센트도 채 되지 않는다”면서 “지극히 개인적 일로 절차에 따라 휴가를 냈고, 선친 추도예배를 마친 뒤 잠시 시간이 남아 지역구에서 식사 한끼 한 것뿐인데, 그것을 정치적 목적으로 해석하는 건 전혀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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