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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클릭 이 사건]가짜 암호화폐로 다단계 사기..3만5000명 1550억 피해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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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888 사기 사건


"한국 사람을 귀족으로 만들어줄 기술을 보유하고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2016년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달콤한 글귀가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왔다.

당시 비트코인 거래소로 홍보해온 'FX888'은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KRTM(Korean Royal Technical Management)이라는 회사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그러나 FX888은 KRTM이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만든 가짜 거래소였다. 조사결과 이들은 KRTM이 개발한 '헤지 시스템'을 통해 환율 변동폭이 심한 비트코인의 가격을 고정할 수 있고, 보유한 코인을 분할해 갯수를 2배로 늘려 이를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에 따르면 FX888이 투자자들에게 보여준 투자설명서를 보면 100달러를 투자할 경우 800개의 코인을 지급하고, 이를 2배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코인이 1600개가 되면 100개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다시 코인이 3000개로 불어나는 등 점차 보유 코인이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FX888 관계자들은 이러한 자료를 책자로 만들어 전국 각지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단기간에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꾀어냈다. 일부 직원들은 투자자들의 집을 찾아가서 투자를 권유하기도 했다.

인터넷상으로도 다수의 홍보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제재를 받거나 수사의 대상이 돼 폐쇄되면 즉시 새로운 사이트를 개설하는 방식으로 홍보를 이어나갔다.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돈을 보내면 거래소 측은 가짜 암호화폐인 '헷지비트코인'을 지급했다.

이들의 사기행각이 뒤늦게 밝혀지자 일부 투자자들은 "악의적인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었다"며 FX888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윤종섭 부장판사)는 FX888에 대해 투자자 26명에게 5억9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피고측의 참여가 없이 이뤄진 무변론 판결이어서 투자자들의 손해로 인정된 금액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이러한 사기 행각의 전체 피해자는 3만5000여명에 이르며, 사기 금액은 155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기단의 총책인 마모씨는 필리핀에서 검거된 뒤 올해 초 한국으로 송환됐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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