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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일 잘하던 그 선배, 왜 부장 되더니 고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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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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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187] 관리자(manager)의 책임은 막중하다. 따라서 회사는 관리자를 선정할 때 많은 공을 들인다. 그렇지만 임원급들은 누군가를 관리자로 임명할 때 대개 생산성이 높은 사람(productive performer)을 뽑는다. 생산성이 높은 사람이 이끄는 팀 역시 최상의 생산성을 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생산성을 기준으로 선정된 관리자들은 팀을 이끄는 데 실패하고, 해당 조직을 떠난다. 결국 회사는 '관리자'와 '생산성이 높은 사람'을 둘 다 잃게 된다.

왜 생산성이 높은 사람이 관리자로서는 실패하는 상황이 발생할까? 이에 대해 리더십개발 컨설팅업체 젠거/포크만의 최고경영자(CEO)인 잭 젠거와 사장 조지프 포크만은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사이트에 '생산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 항상 최고의 관리자가 되지는 않은 이유(Why the Most Productive People Don't Always Make the Best Managers)'라는 제목으로 기고했다.

젠거 CEO와 포크만 사장은 과거 7000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발견한 생산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의 7가지 특성을 밝혔다. 바로 도전적 목표(stretch goal)를 정하고, 일관된 모습을 보이며, 기술적 전문성을 지니고, 결과를 위해 일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앞장서서 일하며, 협력하는 것이다. 젠거 CEO와 포크만 사장은 기고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제외하곤 이 특성들은 모두 '개인의 능력과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라 지적했다. 그리고 좋은 관리자의 모습은 개인에 맞춰지긴 보다는 타인에 맞춰졌다 밝혔다.

젠거 CEO와 포크만 사장이 분석한 바, 좋은 관리자의 특성은 다음 여섯 가지다.

첫째, 피드백을 받고 본인이 변화하는 데 열려 있다. 새로 임명된 관리자들에게 필요한 주요 능력(skill) 중 하나는 타인에게 피드백을 요청하고 받은 피드백에 맞춰 변화하는 것이다. 관리자는 직원들과 함께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길을 걷는다.

둘째, 다른 사람들의 성장을 지지한다. 이는 관리자에게만 필요한 모습이 아니다. 모든 리더들은 직원들의 발전과 성장에 신경 써야 한다. 그리고 좋은 관리자들은 타인이 무언가를 배우는 것을 돕는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셋째, 혁신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생산성을 기반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이미 '일이 돌아가는 과정(workable process)'를 찾은 상태고, 해당 과정을 되도록이면 효율적으로 써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렇지만 관리자들은 혁신이 효율성에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따라서 좋은 관리자들은 창의적인 혁신에 열려 있고, 혁신적인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 역시 알고 있다.

넷째, 소통에 능하다. 커뮤니케이션은 관리자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관리자들은 본인의 아이디어를 말할 때 직원들이 흥미를 갖고 몰입해 듣도록 만들어야 한다. 생산성이 높은 사람들 역시 어느 정도 소통의 능력을 갖춰야 하지만 얼마나 소통을 잘하는지는 생산성의 핵심 부분은 아니다.

다섯째, 타인과의 교류에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 젠거 CEO와 포크만 사장은 이 능력은 관리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라 말했다. 물론 생산성이 높은 개인이 '외톨이'는 아니지만 생산성은 대개 타인과의 교류능력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여섯째, 조직 내 변화를 지지한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생산성이 뛰어난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면 관리자들은 본인보다 조직을 더 먼저 생각해야만 한다.

젠거 CEO와 포크만 사장은 생산성이 높은 사람 중 관리자의 특성을 가진 사람도 물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 어떻게 생산성이 높은 사람을 미래의 좋은 관리자로 대비할 수 있을까. 기고자들은 생산성이 높은 직원 중 관리자로 성공할 것 같은 사람들을 파악해 그들이 관리자가 되기 전부터 관리자로서 능력을 갖추도록 훈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관리자로서 필요한 스킬을 갖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개 조직은 관리자를 임명한 후 빨리 성과를 보고 싶어한다. 이 때문에 관리자들은 압박감을 느끼고, 일반 직원이었을 때 썼던 능력들을 사용하게 된다. 관리자로서 능력은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젠거 CEO와 포크만 사장은 관리자로서 가능성이 보이는 직원들을 미리 선별해 그들을 훈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직원으로서 뛰어난 생산성과 성과를 보여도, 이것이 관리자로서 성공을 불러오진 않으니 말이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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