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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22>창업에 필요한 자금은 어디서 조달해야 하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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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엔젤투자란 투자자금 중 벤처캐피털과 같은 전문투자자금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가족이나 지인과 같이 창업자가 예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들로부터의 투자도 아닌 그밖에 개인이나 집단으로부터의 투자자금을 통칭한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외부투자자금으로 엔젤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았다. 가족이나 지인으로부터의 투자자금 모집 이외에 추가 자금의 대부분은 정부로부터 정책자금과 전문적인 벤처케피털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엔젤투자가 일반적인 창업투자 자금의 한 축을 담당할 만큼 성장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으로 총 엔젤투자자금은 2126억원을 기록해 최초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2126억원에 해당하는 엔젤투자자금을 보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개인 단위의 투자자금은 3984명이 총 1747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79억원은 투자조합 형태의 투자 자금이다. 이런 상황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창업 시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방법 중 하나로 엔젤투자자를 고려해 볼만한 상황이 됐다는 의미다.

개인과 지인은 경제적 이유보다 관계적 이유가 더 큰 것이 일반적이며, 전문적인 벤처캐피털 같은 경우에는 철저히 경제적인 이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엔젤투자자들은 투자 목적이 다른 투자 집단에 비해 다양하다. 엔젤 투자자 중에는 철저히 경제적인 부분에만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도 있다. 하지만 일부 엔젤투자자의 경우에는 조언 내지 자문 등을 통해서 경영 활동에 보다 적극 참여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엔젤투자자가 경영활동에 관심을 보인다고 해서 벤처캐피털처럼 이사회 내지 주주총회를 통한 공식적인 의사결정에 관심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것을 일반적으로 엔젤투자자는 벤처캐피털 자금이 유입된 시점에 자금을 회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당수 엔젤투자자가 개인 단위 투자자이자 공식적인 의사결정에는 관심이 없다고 해서 비전문적이거나 비체계적인 투자자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엔젤투자자 중에는 해당 분야에서 이미 창업해 본 경험이 있거나 해당 분야에 대한 나름 경험과 식견을 갖고 있는 사람도 상당수다.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겸비한 엔젤투자자의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영업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도 많으며, 일부 엔젤투자자는 벤처케피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또한 최근에는 비슷한 지향점을 갖고 있는 엔젤투자자끼리 모여 조합을 조성하여 전문성을 발휘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업자 입장에서는 전문성을 겸비한 엔젤투자자를 만난다면, 투자자금뿐만 아니라 기업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와 조언 및 실질적인 도움까지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엔젤투자자란 결국 개인이나 지인투자자와 전문 벤처캐피털의 중간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 말고는 또 다른 차이는 없을까? 어떤 창업가가 엔젤투자자에게 관심을 두어야 할까?

엔젤투자자의 가장 큰 특이점으로는 투자 대상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전문적인 벤처캐피털 같은 경우 대부분 ICT 분야와 신약 등의 생명공학 분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 분야가 아닌 창업가는 벤처캐피털이라는 외부 투자자금을 활용할 기회가 대폭 줄어든다. 하지만 엔젤투자자는 가구, 잡화, 요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도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가 내지 예비창업가가 이러한 엔젤투자자를 만나기 위한 방법으로는 기존 창업가로 하여금 엔젤투자자를 추천받거나 스타트업 전문 회계사 내지 변호사를 통해서 소개받을 수 있다. 이들은 스타트업의 회계 내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주면서 엔젤투자자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정호 KDI 전문연구원 aijen@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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