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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조용필 50주년에 강남도 '들썩'…원조 '오빠부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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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50주년에 강남도 '들썩'…원조 '오빠부대' 왔다

메트로신문사

가수 조용필/메트로 손진영 기자


반세기 음악인생, 美 공연 가장 기억에 남아

50주년 앨범 발매 없이 전국투어만 진행

팬클럽 3개 연합, 강남에 대형 옥외광고 설치

"'가왕', '국민가수' 이런 타이틀이 부담스러워요. 그냥 음악이 좋아서 지금껏 하고 있는 건데, 그렇게 하다보니까 참 멋진 것이 나온 것 같아요." -조용필

한국 가요계에 최초·최고·최다의 기록을 쓴 '기록의 사나이' 조용필이 데뷔 50주년을 맞이해 돌아왔다. 올해 신곡은 없지만 콘서트는 전국으로 향한다.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광주, 의정부까지 곳곳을 향할 그의 뜨거운 발걸음에 '오빠 부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일찌감치 강남 대형 빌딩에 옥외 광고를 설치하고, 현역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 못지 않은 열정을 내보이고 있다.

◆반세기의 기록…최초의 '국민가수'

수많은 기록이 범람하는 가요계라지만, 범접할 수 없는 기록들도 존재한다. 조용필은 그 중심에 서 있다.

국내 최초 단일 앨범 100만장, 누적 앨범 1000만장 판매고를 올린 가수이자, 한국 가수 최초로 일본에서 단일앨범 100만장을 팔아치운 한류의 선구자. 이 기록들은 조용필의 족적 중 극히 일부다.

대중가수 최초로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올랐고, 2008년엔 한국 가수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뉴욕의 라디오시티홀에서 공연했다. 조용필이 50년 음악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은 곳이기도 하다.

"라디오시티홀은 '이 사람이 여기 설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를 본다고 하더군요. 같은 날짜에 무대를 올리겠단 아티스트가 전 세계 통틀어 13팀이었는데 제가 된 거죠. 2003년과 2005년에 잠실주경기장에서 공연한 걸 보여주니 바로 통과 되더라고요. 하하."

차곡차곡 쌓인 기록의 틈바구니를 뚫고 최근엔 '바운스'로 만 63세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조용필은 여전히 음악에 목이 마르다. 80세까지 노래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음악을 계속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늘 고민하고 있어요. 좋은 음악이라면 가리지 않고 다 듣고 있는데, 그렇게 나온 곡이 '바운스'와 '헬로'에요. 제 나이가 내일 모레면 70살인데 나이가 많아도 음악을 좋아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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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조용필/메트로 손진영 기자


◆세대 차이 무색…'오빠부대'는 살아있다

조용필이 데뷔 5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던 날, 의외의 이메일 한 통이 기자에게 전달됐다. 출처는 바로 '조용필 팬클럽 연합'.

'당신의 열정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자료에는 강남역 인근에 대형 응원 광고를 게재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현역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이 자료를 보내는 일은 비일비재 하다지만, 데뷔 50주년을 맞은 가수의 팬클럽이 자발적으로 홍보 자료를 보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심지어 이들의 활동은 매우 체계적이다. 이터널리, 미지의 세계, 위대한 탄생 등 3개 팬 연합은 조용필의 관록 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자발적으로 모여 팬들이 주체가 돼 활동하는 이 팬클럽들은 소속사가 만들고 운영하는 요즘의 팬클럽과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더욱 눈에 띈다. 이들은 강남역 인근에 내걸린 광고들은 물론이고, 조용필의 50주년 활동을 더욱 풍성하게 할 각종 행사가 추진 중에 있다.

특히 자료 속의 '오빠'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조용필', '그'로 지칭하던 글에 갑작스레 튀어나온 '오빠'에서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소녀 감성'이 불쑥 느껴졌기 때문. 더욱이 이들은 한국 가요계의 '오빠부대' 원조다.

세 개 팬클럽이 연합을 이뤄 조용필과 발 맞춰 걷고 있다면, 지난해 '바운스'와 '헬로'로 조용필의 진가를 알아본 젊은 팬들은 그의 신곡을 기대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오빠부대', 온라인의 젊은 피들이 이렇듯 음악 하나로 한 데 뭉쳤다.

'국민가수' 조용필의 음악은 이들의 청춘과 함께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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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팬클럽 연합이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을 맞이해 강남역 인근에 대형 옥외 광고를 설치했다./조용필 팬클럽 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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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팬클럽 연합이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을 맞이해 강남역 인근에 대형 옥외 광고를 설치했다./조용필 팬클럽 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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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팬클럽 연합이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을 맞이해 강남역 인근에 대형 옥외 광고를 설치했다./조용필 팬클럽 연합 제공


◆5월은 콘서트의 시작, 심장이 '바운스'

조용필의 음악 세계는 아주 흔한 곳에서 시작됐다. 그는 "5살 정도쯤 동네 어른의 하모니카 연주에 충격을 받았던 게 음악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하모니카로 '푸른 하늘 은하수' 정도를 불던 어린 아이가 "음악을 취미로만 하겠다"던 다짐을 버리고 한 평생 음악을 벗으로 삼게 된 이유는 그저 "좋아서"였다.

반세기 음악 인생의 정점을 찍을 올해. 그는 사실 50주년을 별로 중요치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9월쯤 공연 두세 번만 하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고 해서 음악을 작업 중이다. 5월에는 전국 투어에 들어간다"고 했다.

팬들과 국민들의 사랑에 오롯이 보답하겠단 의미를 담은 이번 콘서트에선 무빙 스테이지가 펼쳐질 예정이다. 조용필은 "엔딩곡은 느린 곡이 될 것"이라는 귀띔도 잊지 않았다.

조용필은 "오랜 세월을 함께 해준 팬클럽과 대중이 있어 제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콘서트의 제목 '땡스 투 유(Thanks to you)'도 같은 맥락이다.

"'당신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 '땡스 투 유'라는 제목을 결정했죠. 저는 정말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행복해요. 50년 동안 주신 여러분의 깊은 관심에 저로썬 보답할 길이 없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김민서 기자 min0812@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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