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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김정남 암살범 “손에 묻은 독극물 씻어내야 하는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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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을 주도한 북한인 용의자들이 체포된 동남아시아 여성들에게 손에 묻은 독극물을 씻어내라는 말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동남아시아 여성 도안 티 흐엉(30)과 시티 아이샤(26)는 북한 남성 4명에게 몰래카메라 촬영이라고 속아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20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베트남 국적 피고인 흐엉은 “경찰에 체포된 후 암살에 연루된 사실을 알았다”며 “손에 묻은 독극물을 씻어내야 하는지조차 몰랐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암살 직후 아래층 화장실로 달려가 손을 씻은 이유에 대해 그는 “성공하면 즉각 자리를 피하라는 지시를 받은데다 기름기와 냄새, 불쾌한 느낌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유엔이 대량살상무기(WMD)로 규정한 맹독성 신경작용제인 VX는 피부접촉을 통해서도 중독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씻어내지 않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WP는 “(흐엉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북한인 용의자들은 김정남 암살에 동원된 동남아 여성들의 생사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법은 고의로 살인을 저지를 경우 예외 없이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기 때문에 살해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간주되면 흐엉과 시티는 교수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정남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리지현 등 북한인 4명은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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