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3 (목)

[새로나온책] 그대 눈동자에 건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메트로신문사

[새로나온책] 그대 눈동자에 건배

현대문학/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미스터리의 쾌감을 선사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적인 소설집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됐다.

유머와 페이소스, 짜릿함이 넘치는 아홉 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30여 년의 작가 생활 통산 85번째 단행본인 이 책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문예지 등에 발표한 아홉 편의 신작 단편을 담은 것으로,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미스터리 소설의 경계를 넓힌 저자가 금까지 실험해온 경향들을 만나볼 수 있다. 미스터리, SF판타지, 블랙코미디, 심리 서스펜스, 휴먼드라마,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기발한 상상력에서 비롯된 소재가 특히 돋보이는 이번 소설집은 단편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색깔을 띠는 동시에 한 권의 책으로서도 멋진 기승전결을 갖추고 있다.

소개팅에서 애니메이션 여주인공을 닮은 모모카와 만나게 된 우치무라. 애니메이션 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친해지게 되지만 그녀는 좀처럼 마음을 열어주지 않고, 숨겨왔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반전되는 그들의 관계를 그린 표제작 '그대 눈동자에 건배', 10년 전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해 왔던 옛 연인 치리코에게서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받고 밸런타인데이에 그녀와 재회하지만 대화가 진행될수록 단순한 재회가 아님을 깨닫기 시작하는 미스터리 작가 미네기시의 이야기를 담은 '10년 만의 밸런타인데이' 등 아이러니한 인간 심리를 폭로하며 웃음을 일으키는 풍자와 해학, 밀도 있는 미스터리 사건들로 한층 풍성하게 꾸려진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소설집에서 초기의 정통 미스터리 경향을 따르는 듯하면서 그때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요소들을 적절히 뒤섞어 새롭게 변주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다.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강렬하고 가슴 뭉클한 반전을 빈틈없이 담아내 장편 못지않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저자의 오랜 팬이라면 눈치 챌 수 있는 전작의 패러디가 교묘히 숨겨져 있어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348쪽, 1만4000원.

신원선 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 메트로신문(http://www.metroseoul.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문의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