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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명백한 오류 없다”… 올 수능 출제 악몽 씻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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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신청 종료… 978건 접수 / 작년 661건 보다 1.5배 늘었지만 / 평가원 “중대 사안 인식문항 없어”

세계일보

지난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항과 정답에 관한 이의신청이 900건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명백한 오류로 볼 만한 신청 내용은 없어 올해 수능은 ‘출제 오류’ 악몽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의신청 마감시한인 27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총 978건이 제출됐다고 밝혔다. 영역별로는 국어 122건, 수학 46건, 영어 33건, 한국사 10건, 사회탐구 620건, 과학탐구 137건, 직업탐구 4건, 제2외국어·한문 6건 등이다. 여기에는 한 사람이 같은 문항과 정답에 대해 중복해 낸 의견과 단순 문의 등이 포함된 숫자다.

올해 수능 이의신청 건수는 전년도(2017학년도) 수능(661건)의 1.5배에 육박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 입장에서는 이의신청하는 게 밑져야 본전이기 때문에 일단 신청부터 하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이의신청이 접수된 사회탐구영역 가운데 특히 생활과 윤리 과목 18번 문항에 이의신청이 몰렸다. 해당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 건수는 269건이다. 해외원조에 관한 철학자들의 생각을 묻는 이 문항에서 평가원은 미국 철학자 존 롤스의 입장으로 ‘자원이 부족한 국가만을 원조대상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3번 선택지가 가장 적절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의신청자들은 해당 선택지가 ‘자원부족 국가는 당연히 원조대상에 포함하고, 자원부족 외 어려운 상황에 있는 국가도 도와야 한다’고 읽히므로 ‘자원이 부족하더라도 질서정연한 국가라면 원조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롤스의 입장과 맞지 않아 정답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고교 사회교사는 “롤스는 자원부족 여부를 기준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해석의 문제일 뿐 문항에 오류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 국어영역 41번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도 잇따랐다. 지문에서 다룬 개념을 바탕으로 ‘부호화 과정’을 추론하는 이 문항에 대해 평가원은 4번 보기를 정답으로 발표했지만, 이의신청자들은 ‘제시문 전체를 고려하면 4번이 정답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앞서 수능이 시작된 1994학년도부터 지금까지 총 6개 학년도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 최근 4년만 놓고 봤을 때는 2017학년도 수능을 포함해 3차례나 출제 오류가 나오면서 올해 수능을 앞두고 불안감이 확산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중대사안’으로 인식하는 문항은 현재까지 없다”고 전했다. 평가원은 이의신청을 심사한 뒤 다음달 4일 오후 5시에 최종 정답을 발표한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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