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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수능 끝난 수험생 '허탈한 마음' 가족이 달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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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전문의 "시험 스트레스로 감춰있던 우울증 드러날 수 있어 유의"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수험생들의 심신을 짓누르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올해는 포항 지진으로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까지 더해져 수험생들의 스트레스가 유독 컸다. 그만큼 해방감도 크지만 허탈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잖다. 특히 팽팽하던 긴장이 한순간에 풀리면서 정서적, 신체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26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오랜 시간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감춰져 있던 우울증이 수능시험이 끝나면 표출될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그동안 우울하더라도 억지로 참고 공부에 매달리다가 일생일대의 목표였던 수능이 끝난 후 허탈감과 상실감이 밀려오면서 병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의 높은 기대와 욕심으로 인해 동기 없이 공부한 아이들은 자존감이 낮아 낮은 점수가 나올 경우 우울감과 상실감이 훨씬 크다.

연합뉴스

<<연합뉴스TV 제공>>



가벼운 우울감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에 따른 초조함, 신경과민, 자기비하, 부모에 대한 미안함이 지속하면 상담이 필요한 수준의 우울증에 이를 수 있다.

또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일과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음주나 흡연 등의 일탈행위를 시도하는 경우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수험생의 수능 후 우울감, 허탈한 마음을 해소하는 데에는 부모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자녀의 우울함, 실망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송동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사랑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게 하거나 절대 책망해서는 안 된다"며 "있는 모습 그대로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자녀임을 느낄 수 있도록 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모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자녀에 성적에 대한 기대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다른 수험생들과의 비교도 금물이다.

이문수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혼자가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며 "은연중에 자녀들에게 성적과 진학에 대한 부담을 주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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