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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트럼프도 `Me too` 불똥…발가벗겨진 워싱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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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시작된 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Me too)'가 미국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기됐던 모든 성추문을 총망라한 특집 기획기사를 대대적으로 게재했다. WP는 13명의 피해 여성을 등장시켜 구체적인 증언을 보도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성적 부도덕성을 고발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이미 불거졌던 사안이지만 '미투' 캠페인 확산에 발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을 재차 상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추문에 휩싸인 로이 무어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후보를 두둔하는 발언을 한 지 하루 만에 이 같은 기사를 내보냄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성(性) 인식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무어 후보가 과거 성추행 문제로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백악관은 당장 이 기사에 대해 '가짜 뉴스'라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사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채 추수감사절 휴가에 돌입했다.

한편 워싱턴 정가에서는 텍사스 지역구의 조 바턴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이 특정 여성에게 보내기 위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누드사진과 외설적인 성적 메시지가 유포됐다. 바턴 의원은 이에 대해 "두 번째 아내와 이혼하기 전 별거 기간에 다른 여성들과 성관계를 했지만, 각 관계는 합의에 따른 것이었고, 지금은 끝났다"고 해명했다. 성추문의 파장은 민주당도 예외가 아니다. 존 코니어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수년에 걸쳐 전직 보좌관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내부 윤리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1965년 하원에 입성해 현역 최다선 의원인 코니어스는 민권운동의 대부로 알려져 있다. 이미 두 건의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앨 프랭컨 민주당 의원은 10여 년 전에 여성 2명의 엉덩이를 만졌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돼 곧 윤리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과거 미성년자 성추행 폭로에 직면한 무어 후보는 지도부의 사퇴 압박에 이어 존 로저스 캠프 대변인이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사임하는 상황에 처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모닝 컨설팅 폴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무어 후보는 선거에서 당선되더라도 상원이 제명해야 한다고 답했다. 프랭컨 의원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0%가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응답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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