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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차장칼럼] 벤처정신, 일자리정책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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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대섭 산업2부 차장] 얼마 전에 만난 한 벤처기업 대표는 해외의 한 대학연구소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최첨단 소형 감지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외국의 한 대학교수가 시도하던 아이디어를 눈여겨보다 함께 기술개발에 나서게 됐다는 스토리를 들려줬다.

개발 중인 감지기는 사람의 입김에서 나오는 가스를 빠르고 간단하게 검출할 수 있는 신기술이 적용된다. 그는 이야기를 하는 내내 매우 흥분된 목소리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개발은 물론 상용화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또 이러한 기술이 시장에서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뿐 아니라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에서도 이 대학연구소에 접촉을 한 적이 있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에만 해도 실체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 정도였기 때문에 해당 대기업에서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반면 그는 과감하게 투자를 결심했고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결정에는 '모험'과 '도전'에 익숙한 벤처정신이 있었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회사는 다수의 세계 최초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동력과 경쟁력이 됐다. 중요한 것은 그 중심에 끊임없는 모험과 도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가 성공한 기업가로 평가받는 이유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일자리위원회에서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혁신형 창업 촉진과 민간중심 벤처생태계 조성, 중소ㆍ중견기업의 혁신 역량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이 가운데 혁신성ㆍ성장성이 높은 기업 선별을 위해 벤처확인 제도를 개편하고 보증ㆍ대출 실적보다는 투자ㆍ연구개발ㆍ신기술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동안은 기업들이 벤처 인증 평가를 받을 때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보증ㆍ대출 실적이 미미하면 불리한 점이 많았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 보다는 현재의 재무능력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도약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필요한 인증에 따른 다양한 지원 혜택들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신기술을 갖추고 있으면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벤처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생태계에 모험과 도전이 확산되는 것은 국가 경제와 사회를 위해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모험투자 등을 통해 '창업→성장→회수→재투자'가 선순환되는 기업생태계가 조성되면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매번 강조했지만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했던 일자리 창출 대책이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대섭 산업2부 차장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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