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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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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전쟁](上)5년만에 42배 성장…메리츠 독주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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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시장, 레드오션 진입

1~4월 주요 손보사 펫보험 신계약 꾸준히 증가

DB손보·삼성·현대 등 약진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이 손해보험사 격전지로 급부상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갈수록 느는데 아직 펫보험 가입률이 1%대인 초기시장이라 가입자를 선점하려는 전략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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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하는 펫보험…반려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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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은 반려견·반려묘의 의료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보험상품이다. 우리나라에 펫보험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2007년이다. 당시 동물 등록과 학대 방지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동물복지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삼성화재·현대해상 등이 펫보험을 선보였다. 하지만 통계 부족과 손해율 악화, 소비자 인식 부족 등으로 흥행하지 못했다. 몇몇 보험사들은 상품을 내놓고 5년도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기도 했다.

2014년 반려동물 의무등록제가 시행되고 관련 통계가 하나둘씩 쌓이자 보험사들이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7년 펫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3곳이었으나 지난해 말 기준 10곳(메리츠·DB·삼성·KB·현대·롯데·한화·농협·캐롯·에이스)으로 늘었다. 펫보험 보유계약건수는 2018년 7005건에서 지난해 10만9088건으로 5년 만에 약 1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 건수는 7159건에서 5만8456건으로 8배 늘었고 원수보험료는 11억원에서 468억원으로 42배 급증했다.

반려인구가 증가한 것도 펫보험이 주목받는 주요 원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3 동물복지 국민 의식조사'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8.2%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기준 반려견·반려묘 수는 약 799만마리로 2018년(635만마리)과 비교해 25.8% 증가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수 대비 펫보험 보유계약비중이 1.4%로 아직 가입률이 낮지만 그만큼 잠재 고객이 많다는 의미"라며 "실손보험의 경우 초기에 가입한 1세대가 4세대에 비해 보장범위가 넓고 자기부담금이 낮은데 펫보험도 비슷한 흐름으로 갈 수도 있어 미리 가입하려는 수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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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독주 흔들…DB손보 약진
현재 국내 펫보험 시장의 선두는 메리츠화재다. 지난해 기준 펫보험 보유계약 점유율이 50%를 넘는다. 하지만 올해 들어 DB손보·삼성화재 등이 보장을 확대하면서 점차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손보사 5곳의 펫보험 신계약건수는 1월 5068건에서 2월 5485건, 3월 6187건, 4월 7365건으로 매월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4월 누적 기준으로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과반점유율은 무너졌고 DB손보가 30%대로 치고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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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는 2018년 10월 반려견 전용 실손의료비 보험 '펫퍼민트 퍼피앤 독'을 선보였다. 이듬해 3월엔 반려묘를 대상으로 하는 '펫퍼민트 캣'을 출시하며 펫보험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5월엔 기존 펫보험보다 저렴한 '펫퍼민트 퍼피앤러브'와 '펫퍼민트 캣앤러브'를 출시했다. 보험금 자동 청구 시스템을 도입하고 전국 400여개 동물병원과 제휴하는 등 반려인들의 편의성을 높여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달엔 수의사단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관련 업계와 접점을 늘리고 있다.

DB손보도 최근 펫보험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DB손보는 지난해 7월 반려견 보험인 '펫블리'를 출시했다. 기존 펫보험보다 가격을 낮추고 보장을 강화했다. 의료비의 연간 최대 보상한도는 2000만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밖에 배상책임·장례지원비·애견호텔 위탁비 특약 등 보장을 강화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2일 보험료 부담을 낮춘 다이렉트 전용 '착한펫보험'을 선보였다. 수술 당일 의료비만 보장하는 '실속형'은 월 보험료 1만원대 이하로 가입할 수 있다. '고급형'은 반려견의 입·통원의료비와 수술비·펫장례 서비스 지원금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한다.

펫보험을 취급하는 다른 주요 손보사들도 잇따라 상품을 개정해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1일 '굿앤굿우리펫보험'을 개정해 보장대상을 반려견에서 반려묘까지 확대했다. 또 '반려견의료비확장담보'를 신설해 '특정처치'(이물제거)와 '특정약물치료'를 보장했다. 반려동물의 평균수명을 고려해 보장기간도 늘렸다. 현대해상은 상품 개정 이후 4월 펫보험 판매량이 직전월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KB손해보험도 지난달 초 'KB금쪽같은 펫보험' 상품을 개정해 종양·심장·신장 등 주요 질환에 대한 보장한도액 기존 대비 2배로 늘렸다. 반려동물 치료비의 수술 1일당 치료비와 연간 치료비 보장한도도 증액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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