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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남자의 도시'에 갈매기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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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이미지] 부산광역시

조선일보

/사진가 임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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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라는 단어에서는 거친 휘파람 소리가 난다. 부산은 여인이라기보다는 사내 같은 도시, 뱃사람 팔뚝에 불끈 돋는 힘줄처럼 억세면서도 뚝심 있는 도시다.

사내의 도시답게 갈매기도 거칠다. 자갈치 공판장에 생선 상자가 들어오자 떡고물을 노린 갈매기들이 히치콕 영화 '새'의 한 장면처럼 떼로 날아와 내리꽂힌다. 사진가 임재천은 퍼덕이는 갈매기의 새하얀 날개,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생선 비린내 질척대는 공판장 바닥과 상인들의 채도 짙은 옷 빛깔이 쨍한 대비를 이루는 장면을 포착해 찍었다. 임재천에게 부산은 초등학교 4학년 겨울 새벽, 부산진역 광장에 막 도착했을 때 어머니가 사준 재첩국의 뽀얀 국물 맛으로 기억되던 도시. 그는 40년 만에 90일간 부산을 하루 평균 20㎞씩 걸어 촬영하면서 '산을 등에 업고 바다를 가슴에 안은' 부산을 재발견했다고 말한다.

50명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국내 6개 도 3개 시 중 한 곳의 사진을 찍는 '50+1' 프로젝트의 세 번째 주제로 작가는 제주도, 강원도에 이어 부산을 택했다. '부산 광역시'(눈빛 刊·임재천 사진집) 58쪽에서.

[곽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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