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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SK하이닉스, 도시바 인수 8부 능선 넘었지만…"끝까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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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도시바 반도체 인수 우선협상자,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 선정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일본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에 반도체 사업을 매각한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최종적으로 계약을 마치기 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20일 NHK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지난 13일 메모리 사업부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3국 연합과 계약을 맺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금액은 2조4000억엔(약 24조원) 규모로 전해졌다.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있는 3국 연합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일본 산엽혁신기구(INCJ), 미국의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톤테크놀로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분은 의결권 기준으로 도시바 측이 40%, 도시바를 제외한 일본 기업이 10.1%, 베인캐피털이 49.9%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됐다. 도시바는 경영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애플이나 델, 시게이트 등 안정적인 수급까지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안정적인 수급을 확보하게 되면 도시바는 향후 투자나 생산 부분에서 리스크를 덜 수 있게 된다.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용으로 도시바로부터 연간 10조원 이상의 반도체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전환사채(CB)를 통한 출자로 향후 의결권을 확보하려던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은 최대 15%로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영상 중요한 의사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산케이신문은 SK하이닉스가 초기 인수에는 지분 매입이 아닌 자금 대출 방식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지분이 20% 이상이 되면 반독점 심사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직접적인 경영권 참여는 불가능하지만 도시바와의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찬스를 획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고 해서 최종 문턱을 넘은 것은 아니다.

법적 구속력을 갖춘 매각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대로 흘러간다면 도시바는 3국 연합과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하지만 도시바는 지난 6월 3국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도 다른 진영과 협상을 추진한 바 있다.

앞서 도시바는 지난 13일 3국 연합과 우선 매각 협상을 진행한다는 MOU를 맺을 때에도 각서에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웨스턴디지털(WD)이나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과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도시바는 2017년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채무초과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하루 빨리 매각을 마무리해 자금을 수혈 받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의 결정으로 3국 연합이 크게 유리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도시바가 이번 매각전에서 계속해서 입장을 선회한 만큼 SK하이닉스도 끝까지 추이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forgetmeno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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