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2 (일)

‘국공립 반대’ 사립유치원에 엄마들 “부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8일 집단휴업 강행…증설 원하는 학부모들 입장과 엇갈려

전국 사립유치원들의 협의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오는 18일 집단휴업을 하기로 했다. 정부가 국공립 유치원을 늘리겠다는 정책을 접고 사립유치원 지원금을 증액해달라는 것이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추석 연휴 직전인 오는 25~29일도 휴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집단휴업에 대해서는 국공립 유치원을 선호하고 증설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와 엇갈리면서 아이를 볼모로 집단행동을 한다는 차가운 시선도 늘고 있다. 교육부는 한유총의 휴업을 ‘불법 휴업’으로 규정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2일 열린 전국 시·도교육청 부교육감 회의에서 “최근 사립유치원 단체의 불법 임시휴업 발표로 부모님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차원의 엄정한 대응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집단휴업을 예고한 한유총의 핵심 요구는 정부가 국공립 유치원과 차별 없이 사립유치원에도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유총은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의 76%가 사립 교육을 받고 있다”며 “공사립 구분 없이 모든 유아에게 학비를 똑같이 지원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국공립 유치원 정부지원금이 원아당 매달 98만원인데 사립유치원은 29만원으로 3분의 1에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교육의 질이 높고 안정적이며 비용부담이 적은 국공립 유치원을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립유치원들의 정부지원금 주장 자체가 왜곡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공시한 국공립 유치원 원아 지원금 98만원에는 누리과정 지원비 11만원과 교사 인건비, 시설비, 운영비까지 포함돼 있다. 반면 한유총이 내세운 29만원은 누리과정 지원비만 얘기한 것이다. 정부는 사립유치원에도 담임교사 53만원, 원장·원감 각 40만원 등 인건비를 지원해주며 월 10만~70만원의 학급당 운영경비도 주고 있다. 비영리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사립유치원이 정부로부터 받는 인건비 등은 쏙 빼놓고 아전인수격 주장을 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휴업에 들어가는 유치원 원아들을 위해 인근 공립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돌봄교실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휴업을 통보받은 학부모는 오는 14일까지 소속 교육지원청에 ‘돌봄 이용 신청서’를 제출한 후 휴업 당일 보낼 유치원이나 돌봄교실을 확인하면 된다. 서울지역 사립유치원 671곳 중 108곳은 18일 휴업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아직 휴업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유치원이 대부분이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