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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머독 미디어그룹도 트럼프와 결별?…제임스 머독, 폭력시위 양비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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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몇 안되는 우호적 매체로 꼽히는 머독의 미디어그룹이 트럼프와의 결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아들로 21세기폭스 최고경영자(CEO)이자 월스트리트저널 모기업인 뉴스코프의 이사회 멤버인 제임스 머독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제임스 머독은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샬러츠빌 유혈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과 관련해 "우리가 지난주 샬러츠빌에서 목격한 상황과 이에 대한 미국 대통령의 반응은 우리 모두에게 우려감을 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시위를 주도한 백인우월주의 등 백인극우주의자들뿐 아니라 맞불시위를 벌인 흑인단체 등 좌파에도 책임이 있다면서 양비론을 편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또 "좋은 나치, 좋은 테러리스트란 없다"며 "진보든 보수든 이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머독이 보낸 이번 이메일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21세기폭스 이메일 계정을 사용했으며 폭스뉴스 등을 포함한 지인들에게 전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머독 제국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중대한 국면이 될 수 있다"면서 제임스 머독의 이메일이 머독 미디어그룹의 정치적 지향점에 변화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머독 미디어그룹은 월스트리트저널, 폭스뉴스, 뉴욕포스트 등을 거느리고 있으며 미국 보수 여론을 전달하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부친인 루퍼트 머독은 비공식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자문해온 외곽 지원그룹으로 분류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방조 발언의 여파로 여러 기업인들에 이어 문화계 인사들이 트럼프 자문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화·인문 자문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당신의 말과 행동은 우리에게 보장된 자유를 멀어지게 한다"며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16명의 문화 자문위원들 중 배우 칼 펜, 화가 척 클로스, 사진작가 질 쿠퍼 우달, 영화제작자 에릭 오트너 등이 동참했으며 영화감독 조지 울프만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당신이 주장하는 잘못된 양비론을 참을 수 없다"며 미국의 가치를 수호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월주의, 차별, 독설은 미국의 가치가 아니며 당신의 가치 역시 미국의 가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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