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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42년 군생활에 45번 이사, 이순진 전 합참에 ‘항공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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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의장 전역식에 현직대통령 첫 참석

“부하사랑 ‘순진형님’ 가정 소홀했던 부분 갚으시라”
한국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국방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ㆍ취임식 행사에서 이순진 이임 합참의장의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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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합참의장 이ㆍ취임식에 참석해 군복을 벗는 이순진 전 합참의장에게 캐나다 항공권을 선물했다. 합참의장 전역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이ㆍ취임식에 참석해 42년의 군 생활을 마친 이 전 의장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하고 이임 기념으로 캐나다 왕복 항공권을 선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전 의장이 40여년간 한번도 해외 여행을 못 했다고 한다”며 "문 대통령이 이 전 의장의 딸이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는 말을 듣고 나라를 지키느라 가정에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면 다 갚으시라는 의미에서 건넨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파격 행보는 지난달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군 수뇌부 오찬 간담회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의장은 “42년간 마흔다섯 번의 이사를 했고, 동생들 결혼식에도 한 번도 참석 못 했다”며 “분단 조국을 지키는 대한민국 군인의 숙명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이 깊은 감명을 받고 이 전 의장의 이임식 참석을 결심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도 이 전 의장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대인춘풍 지기추상', 즉 자신에겐 엄격하면서 부하들에게선 늘 '순진 형님'으로 불린 부하 사랑 모습은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들이 바라는 참군인의 표상이었다"고 이 전 의장을 평가하며 “조국은 '작은 거인' 이순진 대장이 걸어온 42년 애국의 길을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을 염두에 둔 듯이 강군건설과 국방개혁도 강하게 주문했다. "강한 군대를 만들라는 국방개혁은 더 지체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운을 뗀 문 대통령은 "싸워서 이기는 군대, 지휘관과 사병까지 애국심과 사기가 충만한 군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대가 국방개혁의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18일 자주포 사격 훈련 중 사고로 희생된 장병들과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복무하다 훈련 중 순직하고 다친 장병들은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으로,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게 합당한 예우와 보상, 부상 장병들의 치료와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 등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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