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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너울과 이안류, 잘 알아야 잘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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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너울은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

이안류는 바다로 밀려가는 해류

너울은 동해안, 이안류는 전지역 발생



너울과 이안류가 여름철 해안가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조금만 방심하면 목숨을 잃는 불상사로 이어진다.

지난 주말에도 동해안에 너울이 덮쳐 물놀이를 즐기던 피서객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13일엔 강원 고성군 송지호 해수욕장에서 김아무개(39)씨가 2m 높이의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근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강원 삼척시 근덕면 부남해변 갯바위에서 물놀이하던 성아무개(27)씨도 같은날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 지난달 31일에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이안류가 발생해 해수욕을 즐기던 피서객 70여명이 파도에 휩쓸렸지만 다행히 20여분만에 모두 구조됐다.

한겨레

7월3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올여름 첫 이안류(역파도)가 발생해 피서객 70명이 파도에 휩쓸렸다가 구조됐다.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영상 갈무리


기상청은 17일까지 해안가에는 너울로 인해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는 곳이 많고 이안류 발생 가능성도 크다며 물놀이와 갯바위 낚시 등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여름철 피서객과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너울과 이안류는 어떻게 다를까. 너울은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인데 반해, 이안류는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빠져 나가는 해류이다. 너울은 동해안에서만 발생하지만, 이안류는 동해·남해·서해안과 제주도 등 우리나라 전지역에서 발생한다.

너울은 저기압이나 태풍처럼 바람이 강한 곳에서 만들어져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다. 파도 주기가 5초 안팎인 풍랑보다 긴 10초 가량이어서 파도와 파도 사이의 간격이 길다. 많은 양의 물을 동반해 해안에 닿을 때 발산하는 에너지양이 상당히 크다. 유승협 기상청 해양기상과장은 “너울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올 수 있어 방심하는 경우가 많다”며 “파고가 높지 않아도 에너지가 강해 갯바위나 해안가 방파제 등에 있으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선 너울이 동해안에서 발생한다. 동해안은 평균 수심이 1600m 정도로 깊어 너울의 에너지가 줄어들지 않는다. 반면 평균 수심이 44m인 서해안은 해안가로 오는 과정에 너울 에너지가 줄어들어 일반 파도로 바뀌거나 소멸된다. 평균 수심이 100m인 남해안도 서해안과 마찬가지다.

아주 먼 데서 오는 너울도 있다. 남극 쪽에서 출발한 너울이 미국 하와이나 플로리다 해안에 도착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동해안으로 오는 너울은 북극해에 가까운 베링해나 오호츠크해 근처에서 발생한 것도 있다.

이안류는 해안에 파도가 부서지면서 한 곳으로 모여든 바닷물이 좁은 폭을 통해 다시 먼바다로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생긴다. 해안에서 바다쪽으로 치는 파도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이안류는 파장이 긴 파도가 골이 패여 있는 해안과 수직으로 부딪힐때 발생한다. 이안류에 휩쓸리면 해수욕을 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바다로 끌려 들어가 매우 위험하다.

기상청은 2011년부터 이안류가 발생하는 부산 해운대, 제주 중문, 양양 낙산, 보령 대천 등 4개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예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는 완도 신지명사십리, 강릉 경포·강문·안목 등 4개 해수욕장을 추가해 모두 8개 해수욕장으로 이안류 예측 서비스를 확대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시간 간격으로 상황에 따라 안전, 주의, 경계, 위험 등 4단계로 정보를 알려준다.

해수욕장에서 이안류를 만나면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해변가를 향해 수영하는 것은 위험하고, 해류가 끝나는 시점에서 해안으로 헤엄쳐 나오는 것이 좋다. 해안가에서 45도 방향으로 비스듬히 헤엄쳐 나오는 것도 방법이다. 무엇보다 튜브 등을 붙잡고 떠 있는 것이 좋다. 류 과장은 “해수욕장 안전요원들의 통제만 잘 따라도 이안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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