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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한발씩 물러나는 북-미…한반도 전쟁위기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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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서방언론, 김정은 발언을 북한의 유화 조처로 보도

트럼프도 북 위협 발언 안해…국제 자산시장 급반등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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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급속히 고조됐던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잦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4일 ‘괌 포위사격’을 공언했던 북한군 전략군사령부를 시찰하면서 관련 보고를 받은 뒤 “어리석고 미련한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하 중통)이 15일 보도했다.

김정은의 이 발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계속 미국을 위협하면 “세계가 보지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북한이 직면할 것”이라는 말한 이후 처음으로 보인 북한 최고지도자의 반응이다. 김정은의 이 발언을 놓고 미국 등 서방 언론들은 일제히 북한이 한걸음 물러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쪽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13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공동기고를 통해 “미국은 북한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며 “다만 북한은 선의를 갖고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11일 국가안보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나만큼 평화해법을 선호하는 사람이 없다. 희망을 갖고 (대북 문제를) 보는데, 모든 게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 발언 이후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8일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북한을 위협하는 발언과 대화를 시사하는 발언을 오가다가 이날 유화적 발언을 마지막으로 일련의 대북 메시지를 마친 것이다.

11일 이후 미국 쪽에서 더이상 북한을 위협하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자, 그동안 한반도의 전쟁 위기로 속락하던 국제 자산시장도 반등했다. 미국 증시의 에스앤피500 지수는 11일 이후 첫 거래일인 14일 4월 이후 하루치 상승치로는 최대인 1%인 24.52가 오른 2465.84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도 06%인 135.39가 오른 21993.71로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도 1.3%인 83.68이 오른 6340.23을 기록했다.

국제 자산시장은 지난주 북한의 핵개발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극한적인 위협이 오가며 지난 3월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김정은의 발언은 한반도 긴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확인해준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 발언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전력을 담당하는 전략군은 지난 9일 자신들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4호를 미국의 괌에 발사하겠다고 대응했다. 북한은 이런 괌 ‘포위사격’ 방안을 완성해 김정은에 “보고하고 발사대기 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은 이 방안에 대해 오랜 시간 구체적으로 검토하면서 지휘관들과 진지하게 협의했다며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미국 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당장은 미국과 전면으로 맞설 뜻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처음으로 나온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언론들도 일제히 김 위원장의 발언을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이 괌을 타격하겠다는 협박에서 물러섰다’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이 조처가 북한의 광물 등을 수입제한하는 중국의 새로운 제재 뒤에 나온 것을 지적하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압력이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비비시>(BBC)도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괌을 타격하는 미사일 발사계획에 대해 보고받고는 미국의 조처들을 지켜보겠다는 말했다고 보도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김지은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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