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3 (월)

북 리스크 딛고 닷새 만에 금융시장 진정... ‘불안감은 그대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스피 2330선 회복, 기관 매수세로

원화가치도 상승 전환

하지만 시장 불안감, 외국인 매도세도 여전

북미 긴장 관계에 따른 변동성 더 커질 전망

국내 금융시장이 북한 리스크를 딛고 닷새 만에 진정을 찾았다. 하지만 ‘태풍의 눈’을 지나치는 것과 같은 불안한 잔잔함이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0.63%(14.51포인트) 오른 2334.22로 거래를 마쳤다. 5일(거래일 기준) 만의 반등이다. 지난 11일 2319.71로 추락하며 내줬던 2330선도 되찾았다. 12일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 통화가 계기가 됐다. 극단으로 치닫던 북ㆍ미 대치가 탈출구를 찾을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반영됐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앙포토]




전날 미국 증시가 회복세로 돌아선 점도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을 줬다.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0.07%), 나스닥 종합(0.6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0.13%) 등이 일제히 상승했다.

국내 외환시장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139.7원으로 장을 마쳤다. 나흘째 이어졌던 원화값 급락세가 멈췄다.

하지만 시장에 뿌리내린 공포감이 사라진 건 아니다. 북ㆍ미 충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경계감은 그대로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555억원을 순매도(매수-매도)했다. 개인도 1205억원어치 팔았다. 코스피를 2330대로 다시 올려놓은 원동력은 기관 투자자다. 이날 기관은 357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9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나흘 연속 한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고만 있다. 기관 투자자가 외국인 물량을 받아내며 증시를 지탱하는 상황이 지난주에 이어 계속되고 있다.

중앙일보

코스피가 반등세로 출발한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 지정학적 문제는 예측보다는 대응의 영역에 접어들었다”고 짚었다. 금융시장이 충격에서 헤어나오긴 했지만 불확실성은 그대로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북·미 대립에 대한 우려가 지난주 시장에 충분히 반영 된 데다 앞으로 북한 사태가 대화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시장을 진정시켰지만 언제든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며 “북한과 미국에서 어떤 발언이 추가로 나오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오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과 21일 한ㆍ미 합동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다음달 9일 북한의 건국 기념일까지. 북핵 긴장과 연관된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가 오르고 달러당 원화가치가 소폭 상승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진정세에 접어들긴 했지만 대만 증시는 반대로 급락했다”며 “북한 변수는 한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자리잡고 있으며 완전히 진정됐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이달 말, 다음달 초는 돼야 대북 위험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진정 여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