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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앱 다운받고 계좌 개설까지 5분, 가입자 폭주…접속 안 되고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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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영업 첫날, 직접 써보니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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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은행 2호 카카오뱅크가 본격 영업을 시작한 27일 오전 7시. 기자가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계좌 개설부터 체크카드까지 발급하는 데는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가입 과정이 간결했고 전화번호와 e메일을 따로 입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존 은행들의 모바일 앱 이용 시보다 가입에 필요한 단계가 적었다. 비대면 실명확인을 위해 타행 계좌로의 소액이체만 요구했다. 카카오톡 프로필을 은행 메인화면에 그대로 가져오거나 통장 색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는 등의 옵션을 둔 것은 ‘나만의 은행’이라는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용자가 몰리면서 앱이 다운되거나 계좌 개설이 안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했다. 오류가 상당 시간 지속되자 앱 리뷰 게시판에는 비난성 글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카카오뱅크는 “너무 많은 고객이 몰리면서 나이스평가정보 등 유관기관의 서버에 문제가 생겨 가입에 지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대출상품 시행 과정에서 신용평가 등급 조회를 해주는 나이스평가정보에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오전 한때 금융사들의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카드사들도 카드 발급 업무가 지연됐다. 결국 카카오뱅크는 앱 메인 화면에 “오픈 후 폭발적인 접속량 증가로 서비스 및 상담 등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 메시지를 띄웠다.

카카오뱅크는 첫날부터 천당과 지옥을 오갔지만 영업 개시 12시간 만인 오후 7시 기준으로 18만7000건의 계좌가 개설됐다. 시중은행이 지난해 1년 동안 비대면으로 개설한 계좌 건수가 15만5000건이란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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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는 소수의 예·적금 상품과 대출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예·적금은 별다른 조건 없이 가입만 하면 연 2.0%(1년 만기)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300만원 이내 소액 신용대출은 최저 3.5%의 금리로 1분 안에 대출이 가능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카카오뱅크의 핵심은 단순함”이라며 “카드 발급을 받는다거나 급여를 이체해야만 혜택을 받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분이 조건 없이 혜택을 받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앱에서는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 리스트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송금이 가능하다. 상대방이 카카오뱅크에 가입돼 있으면 계좌번호 필요 없이 바로 송금되고, 상대방이 카카오뱅크 계좌가 없을 경우 메시지를 수신하면서 직접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송금이 완료된다. 은행권은 카카오뱅크의 돌풍에 긴장하고 있다. 한 은행원은 “은행의 경우 서비스가 많아 앱을 간결하게 만드는 데 한계가 있는데, 카카오뱅크는 주력 서비스를 확실하게 내세우다 보니 상품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는 시행이 불가능하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대출상품의 경우 서울보증보험과 연계돼 있어서 늦은 시간에는 대출 시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한 소액송금 수수료도 기자가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액수가 발생했다.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해 일본에 3만엔을 송금해보니 송금 수수료는 5000원이었지만 중개·수취 수수료가 4000엔 발생했다. 카카오뱅크는 “일본, 태국, 필리핀 송금 시 해당 은행의 정책에 따라 중개·수취 수수료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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