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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180도 VR’ 포맷...가상현실 콘텐츠 보급에 도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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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가 새로운 가상현실(VR) 영상 포맷인 '180VR'를 발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VidCon'에서 구글이 공개한 180VR는 카드보드를 비롯한 가상현실 헤드셋을 통해 가상현실 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은 같지만, 눈에 보이는 영상의 범위를 360도 전 방향이 아닌 전방 180도로 제한한 포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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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180VR 포맷을 공개한 이유는 더 많은 이용자가 훨씬 쉽고 편하게 가상현실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180VR 영상의 작동원리는 기존의 360도 VR 영상과 같다. 촬영자를 중심으로 전용 카메라를 사용해 주위의 영상을 한꺼번에 촬영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이어붙이고 시야 범위에 맞춰 배치하고 다시 하나의 영상으로 만드는 것은 같다.

다만 시야 범위를 절반으로 줄임으로써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장비와 그에 따른 비용, 어려움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구글 측의 설명이다.

특히 180VR 포맷은 무대 위에서 진행되는 쇼나 공연 실황, 경기장 안에서 벌어지는 스포츠 경기처럼 촬영자 시점 뒤쪽의 영상을 딱히 볼 필요가 없는 콘텐츠를 제작 및 공유할 때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우선 카메라의 경우 360도 전 방향을 동시에 촬영하려면 어안 렌즈(최대 주위 180도 범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렌즈)를 사용하더라도 최소 2대 이상의 카메라가 필요하다. 원근감이 살아있는 3D 기법까지 적용하려면 카메라의 수는 배로 늘어난다.

촬영이후 편집도 문제다. 다수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360도 전 방향을 둘러싼 자연스러운 영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스티칭(Stitching)이라는 영상 이어붙이기 기법이 필수다. 자연스러운 스티칭 기술에 대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 정도로 만만찮은 기술이다. 심지어 인공지능 기술까지 도입되고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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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방 180도 범위만 보여주는 VR 영상은 이론적으로 작업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전용 카메라의 제작 및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훨씬 간소화됨으로써 최종 VR 영상을 제작하는 데 드는 수고와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구글에 따르면 LG와 레노버, Z CAM 등의 회사가 180VR 포맷을 지원하는 VR 카메라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자들에게도 유리하다. 보여줄 필요가 없는 후방 영상만큼의 데이터 용량을 줄일 수 있어 저장공간 낭비를 줄일 수 있음은 물론, 스트리밍 시 걸리는 네트워크 부하도 줄일 수 있다. 시청자는 더욱 빠르고 쾌적하게 VR 영상을 즐길 수 있음은 물론이다.

최근 올림픽 공식 파트너사가 된 인텔 역시 180도 VR 기술을 사용한다. 인텔의 '트루 VR' 기술은 축구나 농구, 배구, 야구 등의 경기를 경기장 주위에 다수의 180도 VR 카메라를 배치해 촬영하고 이를 실시간 VR 영상으로 시청자에게 전송하는 기술이다. 카메라 기준으로 뒤쪽의 관중들을 볼 수는 없지만, 시청자는 다양한 시점을 선택해가면서 경기를 실감 나는 가상현실로 즐길 수 있다.

구글의 180VR 포맷은 완전히 새로운 포맷이 아닌 만큼 기존의 VR 시장에도 쉽게 접목할 수 있다. 현재 출시된 다양한 종류의 VR 헤드셋을 그대로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단지 꼭 필요하지 않은 요소를 최대한 줄여 제작자의 부담을 대폭 줄이고, 콘텐츠 공급을 늘려 이제 막 크고 있는 VR 시장을 더욱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어렵고 비싸며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기술로 꼽히는 기존의 VR 영상 제작 방식을 현실적으로 손본 180도 VR 영상 기술은 전체 가상현실 시장의 확대 및 대중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IT조선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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