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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퀴어버스’ 타고 대구로…1천여명 함께 한 올해 첫 성소수자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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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4일 ‘보수 성지’ 대구서 제 9회 퀴어문화축제

서울 외 지역에서 열리는 유일한 성소수자 축제

대선·군형법 이후 더욱 뜨거워진 관심 반영

2015년 반동성애 ‘인분 테러’ 뒤 외려 참가자 늘어



2017년 제9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24일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 등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예년보다 많은 1천여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대구 퀴어문화축제는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열리는 유일한 성소수자 문화축제로, 보수적인 도시에서 9년째 퀴어퍼레이드가 열려 더욱 주목된다.

강명진 서울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대선에서 성소수자 이슈가 부각되고, 군형법 92조6 논란으로 올해 대구 퀴어축제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며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7월로 늦춰져 올해 첫 퀴어축제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9회말 역전홈런, 혐오와 차별을 넘겨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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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구 퀴어문화축제 포스터


대구 퀴어축제는 첨예한 대립의 장이었다. 2015년 대구 퀴어문화축제 당시 퍼레이드를 저지하려는 개신교 신자 일부가 퀴어 퍼레이드 행렬을 막고 인분을 뿌려 참가자와 현수막에 인분이 묻는 피해를 입었다.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서울 퀴어문화축제에 견줘 대구는 공간적 격리가 약한만큼 혐오 공격이 직접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후 대구 퀴어문화축제가 뜨거운 현장이 된 이유다. 이런 배경으로 대구 퀴어축제는 대구를 넘어선 전국구 퍼레이드가 됐다. 올해는 퀴어버스 3대 등을 타고 참가자 200여명이 이날 아침 서울을 출발해 대구에 도착했다. 반면 퀴어축제 반대단체도 대구에 집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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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퀴어문화축제의 무대 공연. 참가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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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축제 전날부터 예수재단 등이 행사장 인근에서 24시간 기도회를 여는 등 반동성애단체의 저지 움직임이 있었다. 이들은 이날 오전부터 행사장 주변에서 반동성애 선전물을 내걸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퍼레이드가 시작되자 일부 개신교 신자들이 행렬을 따라가며 손팻말을 흔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날 퍼레이드는 오후5시부터 대구백화점 앞 광장을 출발해 봉산육거리, 중앙네거리 등을 돌아 광장으로 돌아오는 순서로 1시간30분여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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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퀴어문화축제 현장 부근에서 개신교, 보수단체 회원이 팻말을 들고 서 있다. 참가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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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광장에는 오후1시부터 주한미대사관 등 40여개 단체의 홍보 부스가 차려졌다. 오후 2~5시 열린 무대행사에는 다양한 지지발언이 이어졌다. 주한미대사관 공공외교지역 총괄담당관이 축제무대에 올랐고, 성주사드배치철회 촛불지킴이 동남청년단도 지지발언을 했다. 사드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가진 기관과 단체가 성소수자인권에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퍼레이드가 끝났지만 축제는 계속된다. 24일 시작된 대구 퀴어문화축제는 7월9일까지 이어진다. 27~30일 중구 수동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서 퀴어토크쇼, 7월1~2일 남구 대명동 소극장 함세상에서 퀴어연극제가 열린다. 7~9일에는 오오극장에서 퀴어영화제도 이어진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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