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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제주 충격의 '비계 삼겹살'…사장 "보상" 손님 "필요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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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9일 커뮤니티에 올라온 '비곗 삼겹살' 사진과 영수증 캡처본. 사진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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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곗덩어리 삼겹살 판매로 공분을 샀던 제주도 중문의 유명 흑돼지고기 맛집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공개된 사진은 일부라는 사장의 해명 인터뷰에 손님이 재차 반박 글을 올리는 등 논란이 과열된 양상이다. 결국 사장은 30일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상하겠다"고 했다. 다만 손님은 보상을 거절했다.

지난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열 받아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 제주도 가지 마세요'라는 피해 호소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피해를 봤다는 손님 B씨는 연예인이 방문했다는 유명 맛집에서 살코기 없이 온통 비계만 있는 삼겹살을 약 1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종업원에게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 정도면 고기가 많은 편"이라는 답변만 듣고 다른 고기로 교환을 못 받았다고 한다. 첨부된 사진엔 약 15만원어치의 '흑돼지 뼈겹살'이 찍힌 영수증과 비계 부분이 90% 이상인 고기가 불판 위에 올려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막창인 줄 알았다" "불판 미리 닦는 지방용도냐" "절대 안 가야겠다"는 등 분노를 표했다.



"비계 많은 부위는 일부" vs "비계만 찍었다고 몰아가"



논란이 불거지자 사장 A씨는 30일 각종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A씨는 "손님이 뼈에 붙은 삼겹살 부위를 두 대, 1200g 주문했는데 제공된 고기 대부분은 살코기가 풍부했다"며 "뼈에 붙어 있던 고기 끝부분에 비계가 많은 부위가 일부 포함됐던 것이고 손님도 고기 상태를 사전에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손님의 항의를 받았지만 이미 고기를 불판 위에 올린 상태여서 바꿀 수도 없었다. 대신 서비스 메뉴를 2개 제공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피해를 호소했던 손님 B씨는 또 다른 글을 통해 반박했다. 그는 "자꾸 고기 붙어있는 무언가를 줬는데 비계만 찍었다는 식으로 몰아가려는 거 같은데 사장님이 말하는 고기처럼 보이는 그 부위는 '뼈' 아니냐. 뼈 구워주면서 고기가 있는 부위는 따로 있고 비계만 찍었다는 식으로 몰아가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처음 비곗덩어리가 나왔을 때 (사진) 못 찍은 게 한이 돼 단면이 잘 보이는 것들을 찍기 시작했다. 마저 구우시길래 사장님하고는 혹시 이야기될까 싶어 물어보니 직원이라더라. 월급 받는 직원일 뿐인데 사장이 오늘 안 계신다고 하니 굽지 말고 계산하고 가겠다고 하고 일어섰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비스 메뉴 제공에 대해서는 "억울하고 잠 한숨 못 자고 글 올리려고 영수증 보니 원하지도 않았던 서비스를 해주고 직원이 서비스 줬다고 말도 안 해놓고 인터뷰에서는 서비스도 주지 않았냐는 식으로 말했더라. 내가 원한 거냐"고 따져 물었다.

B씨는 "원래 여자 손님들에게 비계가 많다는 컴플레인 들어오면 바꿔준다(던 데) 저같이 당한 사람들 리뷰 그 어디에도 바꿔줬다는 리뷰 없더라"며 "오히려 서비스받고 뒷말하는 파렴치한으로 저를 몰아간다. 사장님 인터뷰 기가 막히지만 잘 들었고 고기 뼈 붙어있던 빨간 부위를 고기라고 우기고 싶으면 우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개 숙인 사장 "최대한 보상"…손님은 거절



식당과 관련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했고, 결국 사장 A씨는 이날 커뮤니티에 "당시 상황, 이유, 사실관계 모두 떠나 비계 비율이 높았던 고기가 제공되어 불만족스러운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방문해주셨던 손님분과 그리고 이번 일로 인해, 제주도 자영업에 종사하시는 많은 분에게 직, 간접적인 피해를 드린 것 같아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상황을 계기로 고기 선별 및 손질 과정을 더욱 철저히 점검하고 개선하여 보다 다양한 손님분들이 만족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피해를 호소했던 방문객에게 "연락해주시면 최대한 만족하실 수 있는 방향으로 보상하겠다"고 했다.

또 "향후 1개월 동안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손님에게 오겹살 200g을 추가로 제공하겠다"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제주 흑돼지고기나 제품을 보내드리고자 한다. 각종 보호시설 등을 추천받아 최대한 저희가 가능한 만큼 지원하겠다"라고도 약속했다.

A씨는 "제주에서 20년 가까이 넘게 자영업에 종사하며 우리 직원들과 열심히 달려오기만 하다 보니 크고 작은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많은 분에게 보답해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한 가지 속상한 점은 항상 고생해주는 우리 직원들과 오랜 세월 동안 노력했던 부분이 모두 이번 일로 사라지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무겁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사랑받는 식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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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식당 사장의 사과문 일부. 사진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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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님 B씨는 사장의 사과문에도 보상은 필요 없다며 "돈으로 다 되는 세상인데 그깟 보상 몇푼 받겠다고 양심을 팔고 싶진 않다"고 거절했다. 그는 "(언론에서) 인터뷰한 바지사장 아니고 진짜 사장 맞냐"며 "어마어마한 재벌에 땅 부자 유지인 거 들어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죄송하지만 제가 들은 바가 있는 한 묵살할 수 없다. '비곗살 대응 지침'이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됐다. 진짜 사장에게 잘 보이려 바지사장이 여태 소비자에게 무슨 짓 했는지 전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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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식당의 구글 후기. 사진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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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논란으로 온라인상에선 해당 식당의 후기도 재조명됐다. 과거에도 '비곗덩어리 삼겹살' 후기가 게시된 것이다. 구글 후기엔 "삼겹살이 아니라, 10겹살. 대창 먹는 기분"(1년 전 방문 후기), "지방이 90%인 고기"(3개월 전), "고기가 완전 기름투성이다. 낚였다"(1개월 전)는 등 혹평이 잇따랐다. 일부 후기에 첨부된 사진에서 대부분 고기는 살코기보다 지방으로 뒤덮여 있었다.

정부가 지난 2022년에 이어 올해에도 육가공협회와 대형마트 등 축산업 관계자들에게 배포한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소포장 삼겹살은 1㎝ 이하, 오겹살은 1.5㎝ 이하로 지방을 제거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과지방 부위는 폐기를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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