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남성복 박람회 '피티워모'
뭘 입어도 비주류인 여성들
'젠더리스' 클래식 슈트로 반격
여름 옷감인 시어서커 슈트를 입은 모습. [사진 @niamh_cup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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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한 비즈니스 장이지만 꼭 비즈니스가 아니라 볼거리만으로도 가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남자들 북적대는 남성복 행사에 뭐 볼 게 있겠나 싶겠지만 이 남자들 옷차림이 범상치 않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클래식 슈트에 모자·양말·부토니에(슈트 라펠의 작은 구멍에 꽃모양 장식)까지 뭐 하나 허투루 더한 것이 없다. 또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갯빛 남성 패션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곳도 바로 피티워모다.
피티워모에서는 원색 옷차림의 남성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사진 @dailyartu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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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션 칼럼니스트 아리아나 레지오는 '스타일 포럼 저널'에 '여성으로서 피티 워모에 간다는 것'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는 "(사업상 꼭 만나야 할) 바이어나 모델·사진가가 아니라면 Y염색체가 없는 이(여성)에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더욱이 남자들 시선이 꽂힌 곳은 내 옷이 아니었다. 나의 목, 정확하게는 메고 있던 카메라였다"고도 했다. '이렇게 멋진 나를 빨리 찍지 않고 뭐 하냐'는 무언의 메시지였던 것이다.
그런데 6월 13~16일에 열린 92회 피티워모에서 여성들의 반격 조짐이 감지됐다. '이래도 눈길을 안 줄테냐'는듯 비장의 카드를 내민 게 다름아닌 바지 정장, '슈트'다. 피티를 찾은 여성들은 남자들처럼 재킷과 바지를 짝지어 입는 건 기본이고, 베스트·모자·타이까지 곁들여 클래식 슈트의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아예 남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같은 디자인의 슈트 차림을 한 경우도 있었다.
남성들과 다를 바 없는 클래식 슈트 차림을 한 여성. [사진 @itsmrkenne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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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버튼 베스트로 멋을 낸 여성 슈트. [사진 @estyl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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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슈트 차림을 하고 있는 남녀. [텀블러 hesbespokenher] |
머리부터 발끝까지 슈트 커플룩을 연출한 남녀. [사진 @therealsiyak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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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슈트에 핑크를 더한 모습. [사진 핀터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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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적 느낌의 꽃무늬 쇼트 팬츠 슈트. [사진 @tommaso.regn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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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슈트는 확실히 차별화한 시도다. 행사의 드레스 코드에 순응하는 '동질화'를 취하는 동시에 '슈트는 남자옷'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이질화'를 꾀하는 두 토끼 전략이기 때문이다.
블라우스처럼 재킷을 제쳐 입은 스타일링이 돋보인다.[@patdomin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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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타이와 스니커즈로 포인트를 준 슈트 차림. [사진@tommaso.reg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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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톤으로 남녀가 분위기를 맞춘 모습. [사진 @sartorialist_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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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의 2016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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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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