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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총알 스피드’ 스팅어 시승장에 소방차 뜬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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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첫 4초 대 제로백 고성능차

조작 미숙 탓 화재로 오인해 출동

중앙일보

기아차 스팅어 엔진룸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선 모습. [사진 유투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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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지난달 23일 출시한 고성능 세단 스팅어가 연일 화제다. 스팅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4.9초 안팎이다. ‘마의 4초대 제로백’을 스팅어가 국산차 최초로 구현해냈다.

이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출발제어기능(론치 컨트롤·launch control)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 론치 컨트롤은 차량 동력을 순간적으로 최대치까지 끌어내는 기능이다.

최근에는 기아차 영업사원이 스팅어의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시험하다가 엔진 룸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소방차가 출동하는 장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있으면 미션으로 전달하는 동력이 차단된다. 론치 컨트롤은 급가속 성능을 높이기 위해 이런 기능을 의도적으로 해제한 것이다. 따라서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를 동시에 밟고 있으면 순간적으로 엔진 회전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큰 동력이 미션에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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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주행사진 [사진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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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영업사원은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은 상태(스톨발진 모드)를 수 분 이상 유지하다가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처럼 스톨발진 모드를 계속 유지할 경우 미션 오일이 떨어져 엔진이 과열한다. 이는 스팅어뿐만 아니라 수입 고성능 차량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닛산 GTR·BMW M 시리즈 등 고성능 차는 물론 페라리와 같은 레이싱카도 스톨발진 모드를 수 분 이상 유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BMW M 시리즈 매뉴얼은 “론치컨트롤을 한 번 사용한 뒤 다시 사용하려면 변속기를 5분 동안 냉각하라”고 기재하고 있고, 기아차 스팅어 매뉴얼도 “지속적인 론치 컨트롤 사용은 변속기·엔진·구동축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주의사항을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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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주행사진 [사진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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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연기 사건은 론치 컨트롤을 제대로 조작하지 못해 벌어진 해프닝인 셈이다. 자동차 전문 매체 GP 코리아의 김기홍 편집장은 “국산 차 최초로 도입한 기능인 만큼 과도하게 론치 컨트롤을 사용할 때의 위험성을 잘 알수 있게 경고하거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BMW M 시리즈의 경우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고 있는 시간이 수 분 이상 지속될 경우 자동으로 론치컨트롤 기능이 해제된다. 엔진에 과도한 무리가 가는 상황을 차량이 알아서 방지하는 것이다.

문희철 기자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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