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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코카콜라의 실패 용인 선언 생존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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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 /사진=코카콜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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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138]
코카콜라에 실수와 상상력이 필요한 이유
- '상상력 공백(Imagination Gap)' 저자 브라이언 라이크 인터뷰


"우리가 (변화를 위해) 실수하지 않는다면 이는 우리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신임 CEO)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신임 CEO가 지난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가 성공이 아닌 실수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현재 코카콜라가 처한 상황과 관련이 있다. 세계적으로 소다수가 비만과 당뇨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소다수 소비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코카콜라 순이익은 11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정도 감소했다. 코카콜라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경영상의 압박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직원 1200여 명을 감축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퀸시 CEO의 발언은 코카콜라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시도가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퀸시 CEO와 같이 실수와 실패를 강조한 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리더십 전략가이자 작가인 브라이언 라이크의 책 '상상력 공백(Imagination Gap)'이다. 매일경제 비즈타임스는 최근 그와의 인터뷰에서 실수와 실패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라이크는 실수와 실패에 내제된 위험을 무릅쓰고 다양한 실험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그것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만 추구하는 기업은 주변 환경이 필연적으로 변할 때 준비가 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소다수 소비 환경에 코카콜라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과 관련된다. 라이시는 "이는 진보의 문제이며, 실패는 무엇이 가능한지 배우고 탐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라이크는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 '상상력 공백'에 따르면 상상력은 창의성이나 혁신과는 다르다. 창의성과 혁신은 이미 해오던 것들을 개선시키고 극대화·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지만 상상력은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즉 창의성과 혁신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관한 것이며 어느 정도 기존에 존재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상상력은 새로운 미래와 가능성을 완전히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때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던 코카콜라가 오늘날 위기를 맞게 된 데에는 이러한 상상력이 부족했던 것 역시 주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코카콜라를 상징하는 독특한 유리병과 산타클로스, 북극곰 등 혁신적인 마케팅을 통해 코카콜라를 전 세계로 전파했지만 기존에 해오던 소다수 외의 제품이나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내는 데는 부족했던 것이다. 퀸시 CEO는 "코카콜라는 131년 역사 동안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여야 한다는 데 집착하다 보니 작은 변화에도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왔다"고 인정했다.

라이크는 이에 대해 "상상력은 우리가 이전에는 추구할 수 없었던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가능케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이미 증명된 것들을 다양한 수준으로 실행할 뿐 그 단계를 넘어서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창의성이나 혁신이 상상력과 같지 않다는 걸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크는 직원들로 하여금 상상력을 발휘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리더십의 책임이라고 했다. 코카콜라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려고 하는 지금 퀸시 CEO의 위 발언은 직원들로 하여금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라이크는 직장 내에서 매 순간 평가를 받아야 하는 직원들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 꺼린다며 상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결국 직원들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은 새로운 시도가 회사의 종합적인 성공에 기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그 점을 기억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퀸시 CEO의 리더십에 맞춰 코카콜라 직원들이 어떤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을지, 그 과정에서 어떤 실수와 실패를 경험할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기존에 코카콜라가 제공해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고 새로운 제품·브랜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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