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소방관의 눈물은 언제쯤 멈출까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토요판] 친절한 기자들

한겨레

박수진
사회에디터석 24시팀 기자 jjinpd@hani.co.kr


“소방관 GO(고)마워요!”

가수 이승환씨가 하얀 분말을 뒤집어쓰기 전, 이렇게 외쳤습니다.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소방관 GO(고) 챌린지-이승환 편’의 한 장면인데요. 혹시, 영상 보셨나요? 영상에 등장하는 이씨는 소화기 분말에 쓰는 베이킹소다(탄산수소나트륨) 가루를 온몸에 뒤집어씁니다. 그는 왜 이런 수고를 자처하게 된 걸까요?

이씨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과 인력 확충, 처우 개선을 위한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 통과를 기원한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모든 국민들이 소방관들의 노고와 희생에 공감하고, 이 법안의 통과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법이 아닐까 싶다”며 “소방관들이 화재 진화 시 사용하는 분말 소화액의 고통을 아주 조금이나마 체험해보고자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한겨레

24일 가수 이승환씨가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소방관 GO(고) 챌린지’ 캠페인 참여 영상 화면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을 헤치고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열악한 실상을 공론화하고, 이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돕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을 들고 찾아온 저는 사회부 24시팀에서 일하는 ‘마감’ 노동자 박수진입니다. 최근 정치인들부터 스타들까지 동참한 ‘소방관 GO 챌린지’ 캠페인을 소개해드리려고 인사드립니다.

‘소방관 GO 챌린지’는 소방관들이 화재 현장에서 사용하는 소화기 분말을 간접 체험하면서 이들의 처우 개선을 응원하는 캠페인입니다. 2014년 근위축성 측색경화증(루게릭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퍼졌던 ‘아이스 버킷 챌린지’ 형식을 빌려왔습니다. 당시엔 루게릭병 치료법과 치료약 개발에 쓰일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캠페인에 참여한 이들이 얼음물을 뒤집어쓰기도 했죠.

소방관의 처우와 근무환경이 이슈가 된 건, 지난해 소셜 기부플랫폼 ‘쉐어앤케어’가 시작한 ‘소방관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캠페인 덕분입니다. 재난 현장에서 살리지 못한 사람들과 먼저 떠나보낸 동료들을 떠올리는 등 소방관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소개한 영상은 누리꾼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당시 약 5만여명의 시민이 이 캠페인을 지지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법안 발의로 이어지게 됩니다.

한겨레

20일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소방관 GO(고) 챌린지’ 캠페인 참여 영상 화면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같은 해 7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된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일원화시키고, 독립된 소방청을 설립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 법률안 6개를 대표발의 했습니다. 이 의원은 “소방관은 국민이 존경하는 공무원 1순위로 꼽히고 있지만, 정작 정부가 낙후된 처우와 근무환경 속에 소방관을 방치해 왔다”며 “법률 개정을 통해 소방관들이 본연의 임무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자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수개월째 계류돼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3월, 이 의원은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을 알리기 위해 ‘소방관 GO(고) 챌린지’ 첫 캠페인 주자로 나섰습니다. 이 의원은 “소방관 고마워요. 소방관 국가직 전환 응원합니다. 파이팅!”이라고 외치고, 밀가루를 뒤집어씁니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12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박 의원의 ‘소방관 GO 챌린지’ 영상을 보면,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보다 안전한 사회를 꿈꿔왔지만, 최전선에서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의 처우와 작업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합니다. 그러면서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박 의원은 하얀 밀가루 대신 파쇄된 종이를 뒤집어쓰고 “파쇄한 종이만큼 더욱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표창원 의원도 “위험한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들어가서 가장 나중에 나오는 소방관을 돕고 응원해달라”고 했습니다.

누군가의 지목을 받지 않더라도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참여 방법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에스엔에스에 소방관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올린 뒤, ‘#소방관 GO_챌린지’ 태그를 붙이면 됩니다. 뜻있는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참여해주세요.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 대선 팩트체크] [페이스북] [카카오톡] [정치BAR]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