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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1987노동자대투쟁’을 기억하시나요…투쟁 발원지 울산 기념사업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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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8월18일 당시 현대그룹노조연합 노조원 4만여명이 울산의 거리를 가득 메웠다. 노조원들은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요구했다. 그해 7월5일 현대엔진노조가 결성된 후 한 달여 만에 벌어진 노동운동의 절정이었다.

이 투쟁은 전국적으로 번졌고, 그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계속됐다. 연인원 200만명의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섰고, 3337건의 노동쟁의가 발생했다. 노동자대투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1987년 6월말 2742개이던 노동조합은 이후 1989년말 7861개로 늘었고, 노조원도 100만여명에서 190만여명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30년 전 울산에서 촉발된 ‘노동자대투쟁‘을 기념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민주노총울산본부를 비롯한 울산 노동계와 시민단체·야권 정당인 등은 지난 20일 ‘19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 기념위원회’를 발족하고, 노동기념비 건립, 기념대회·전국노동자대회, 노동 토론학술대회 등을 열 계획이다.

경향신문

지난 19일 울산문예회관 1전시실에서 열린 ‘민중미술 30년展’ 개전식에서 관람객들이 대형 걸개 그림 <현대노동운동사>를 감상하고 있다. │백승목 기자


노동기념비는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작가팀이 맡는다. 기념비는 가로 10m·높이 5m 크기로 군중이 모여 투쟁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과, 가로 4m·높이 6m로 거센 파도 위에 노동자들이 가두투쟁을 벌이는 모습을 화강석에 새긴 것 중 하나를 선정해 제작될 예정이다.

노동기념비는 울산 남구 태화강역 광장과 중구 동천체육관 등을 검토하고 울산시와 협의중이다. 기념위원회 관계자는 “역사성과 접근성 등을 고려해 장소를 결정한 뒤 관리 기관과 협의할 것”이라면서 “기념비는 늦어도 오는 9월 제작을 끝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념위원회는 1987년 노동자대투쟁의 의미를 전달하고, 30년 전 노동자들과 현재의 노동자의 모습을 담은 15분 분량의 ‘휴먼다큐 스토리’ 교육영상도 제작한다. 위원회관계자는 “5060세대와 2030세대 남녀 각각 2명을 등장시켜 노동현장 30년의 변화를 실감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위원회는 또 민주항쟁 30년에 노동자대토론회를 열고, 7월5일에는 전국노동자대회와 기념대회를 개최하는데 이어 관련 학술토론회도 9월 중에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기념위원회는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울산문예회관 1전시실에서 ‘서른-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로 노동대투쟁과 민주항쟁 30년을 기록한 민중미술전을 열고 있다.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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