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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미세먼지 걱정하면서 친환경차는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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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지만 정작 대표적인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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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LF쏘나타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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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판매량 자료를 보면 지난달 현대차 쏘나타는 모두 4440대가 팔렸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336대로 전체 7.56%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1%나 줄어든 것이다.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모두 159대가 팔렸다. 풀 체인지 모델인 IG 하이브리드가 곧 출시될 예정이지만 판매량만 보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0.8%나 감소했다. 전체 그랜저 판매량 1만913대의 1.45%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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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2.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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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하이브리드카 전용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은 같은 기간 판매량이 무려 81.6%나 감소했다.

기아차 하이브리드카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5 하이브리드는 지난 2월 174대가 팔렸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7%가 줄어든 것이다. K7은 신형 하이브리드가 2016년 11월 출시돼 신차 효과를 봤다. 그 달에 439대가 팔렸고 다음달인 12월에는 889대로 판매량이 배로 늘었다. 그러나 올 1월 636대로 줄어든 뒤 2월 697대가 팔려 ‘신차’ 효과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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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K7 하이브리드. 기아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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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의 상징인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부진한 것은 일반차량에 비해 연비는 크게 높지 않고 가격은 비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 HG의 공인연비는 ℓ당 16㎞다. 그러나 실제 주행연비는 이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굳이 유류비를 절감하려면 가격이 싼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엔진차를 구입하면 된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하이브리드카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엔진이나 전기모터로만 구동하는 일반차량, 전기차와 달리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복잡한 구조 때문에 소음이 심하고 잔고장도 잦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협력관계에 있는 대기업 임원 김정현씨(50·가명)는 몇년 전 그랜저 HG 하이브리드를 회사로부터 받았다. 김씨는 “차를 운전한 지 1년쯤 지나자 엔진룸에서 소음이 심하게 올라오고, 언덕길 등에서도 가속이 원활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환경 친화적이라는 장점 외에는 하이브리드카를 구입할 이유가 많지 않은 것이다.

자동차 업체 한 임원은 “전기차는 아직은 충전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하고 디젤차량은 연비는 높지만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아 반환경적”이라면서 “하이브리드카 확대 보급을 위해 더 강력한 세제 지원 등 추가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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