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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브라질닭 주홍글씨 찍힐라… 치킨 프랜차이즈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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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KFC·롯데리아, 일부 메뉴에 브라질닭 사용… 문제의 부패닭과는 무관하지만 '낙인효과'에 울상]

머니투데이


브라질 부패 닭고기 파문이 퍼지면서 국내 외식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국내 유통 제품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경각심이 커진 소비자들이 브라질 닭을 쓴다는 이유만으로 외면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브라질에서 BRF 등 일부 대형 육가공업체들이 유통기한을 넘긴 닭고기와 소고기를 불법 유통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식약처는 지난 20일 BRF의 닭고기 제품 국내 유통판매를 잠정중단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21일 문제 제품들은 한국에 수출되지 않았다며 유통판매 중단조치를 해제했다. 브라질산 닭고기는 국내산 닭고기보다 원가가 절반 가량 저렴해 닭강정이나 순살치킨, 꼬치류 등에 사용됐다. 영세 자영업자나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자주 사용했다.

국내에 유통된 브라질산 닭고기는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외식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BRF 제품을 수입해왔던 국내 치킨&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는 22일 "지난 20일 이후 BRF 제품은 사용하지 않고 국내산으로 돌리거나, 일부 브라질 타사 제품으로 대체했다"는 공식입장 자료를 내놨다. 또 이날 순살조청치킨, 케이준강정, 강정콤보 등 총 3종에 대한 판매 중단도 결정했다.

맘스터치는 전체 40개 메뉴 중 6개인 순살조청치킨, 케이준강정, 강정콤보, 할라피뇨통살버거, 핫플러스통살버거, 싸이버거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사용해왔다. 맘스터치 측은 "BRF 제품은 여러 브라질 수입제품 중 일부일 뿐"이라며 "우리가 사용해온 브라질 닭고기는 정식 통관절차를 밟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소비자 심리를 고려해 식약처 발표 직후 사용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BRF가 아닌, 타 업체를 통해 브라질산 닭고기를 이용해온 외식업체들도 언제 유탄이 튈지 몰라 노심초사하고 있다.

버거킹도 논란이 되자, 국내산과 브라질산 닭고기를 혼합해 패티를 만든 '크런치 치킨' 메뉴 판매를 중단했다. 롯데리아는 '순살치킨' 등의 메뉴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써왔지만, BRF가 아닌 'C.VALE' 업체에서 수입해 이번 사태와 연관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 최근 제품에 대한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KFC도 '치킨불고기버거' 한 메뉴에만 국내산과 브라질산을 섞어 만든 패티가 들어가는데, 브랜드 이미지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BBQ와 교촌치킨, BHC 등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국내산을 쓴다. 순살제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순살제품이나 닭강정은 모두 브라질닭을 사용한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홈페이지에 원산지가 모두 표기돼 있는데 허위정보가 돌아다녀 억울하다"며 "일단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세업자들에게는 최근 브라질닭 파문이 '날벼락' 그 자체다. 길가 소규모 점포에서 닭강정·꼬치 등을 팔아왔던 자영업자들은 당장 2배 비싼 국내산으로 대체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낙인효과'로 손님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통관이 잘못돼 부패 닭고기가 들어왔다면 검역에 구멍이 뚫린 것이기 때문에 식약처나 농식품부가 책임져야 하는데 왜 민간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지 모르겠다"며 "가뜩이나 냉랭한 외식업황이 더욱 꽁꽁 얼어붙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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