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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브라질 황열병으로 희귀동물 '황금머리사자 타마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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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지역에 3천200마리 서식…백신 접종 어려워 떼죽음 가능성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에서 황열병이 갈수록 번지면서 세계적인 희귀동물 '황금머리사자 타마린'(Golden-headed lion tamarin)이 위기에 처했다고 브라질 일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리우데자네이루 주 내륙지역에서 황금머리사자 타마린 1마리가 황열병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면서 백신 접종이 어려워 떼죽음 가능성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비단원숭이과 동물인 황금머리사자 타마린은 기후변화와 환경파괴 등으로 인해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어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1등급에 지정돼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도 멸종위기종(EN)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다. 야생에 6천∼1만여 마리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얼굴 주변에 사자 갈기 모양의 황금빛 털이 나 있다. 체중 500∼700g, 몸길이 20∼34cm의 작은 체구지만 자기 몸보다 훨씬 더 긴 꼬리(32∼40cm)를 가졌다.

타마린은 브라질 화폐에 등장할 정도로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는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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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 지역에 서식하는 세계적인 희귀동물 '황금머리사자 타마린'
[출처: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



브라질에서는 야생 원숭이들이 황열병을 옮기는 것으로 오해받아 사람들로부터 공격당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남부 농촌 지역인 노바 페트로폴리스에서는 지난 1월 말 멸종 위기종인 '짖는 원숭이' 두 마리가 깊은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됐다.

총격을 받은 한 마리는 곧바로 죽었고, 칼에 얼굴과 팔을 찔린 다른 한 마리는 인근 동물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수의사들은 "황열병을 옮길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원숭이를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황열병을 옮기는 것은 모기이며 원숭이가 사람에게 황열병을 직접 옮긴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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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과 팔을 다쳐 동물원에서 치료를 받는 '짖는 원숭이'
[출처:브라질 뉴스포털 UOL]



브라질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황열병 확진 환자는 424명, 사망자는 137명으로 집계됐다. 황열병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900여 명에 달한다.

그동안 황열병 환자와 사망자는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에 집중됐으나 최근에는 상파울루 주와 리우데자네이루 주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황열병에 걸리면 초기에는 발열, 오한, 피로감, 메스꺼움, 구토, 두통, 근육통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심해지면 고열, 황달, 출혈 등이 나타나며 신속하게 치료받지 않으면 중증 환자의 20∼50%가 사망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브라질 보건부의 요청에 따라 황열병 백신 350만 개를 제공할 예정이다.

보건부는 황열병 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리우 주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연말까지 백신 접종을 계속할 예정이다.

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는 브라질에서 1940년대 이래 자취를 감춘 대도시 황열병 확산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AHO는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 인간이나 원숭이에 의해 황열병이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황열병이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베네수엘라, 페루, 콜롬비아 등 인접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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