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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박근혜, 생애 최고의 ‘긴장된 45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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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직 대통령 첫 조사’ 앞둔 중앙지검

경향신문

출입문 앞 포토라인 설치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출입문 앞쪽에 검찰 측이 표시한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21일 검찰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중앙 출입문으로 들어가게 된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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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소환 조사를 이틀 앞둔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은 ‘폭풍전야’와 같은 고요함과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날 휴일을 반납하고 대부분 출근한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들은 신문 내용을 최종적으로 정리하고 예행연습을 하는 등 막바지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특수본은 전직 대통령 조사가 대검찰청이 아닌 서울중앙지검에서 처음 진행됨에 따라 절차·보안 등에서 새로운 지침을 만들고 있다. 보안과 관련해 대통령경호실과 협의 중인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는 21일은 미리 신청한 언론사 기자들을 제외하고는 일반인들의 청사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검찰은 지난 18일 취재를 원하는 언론사에서 취재신청서를 받았고, 출입을 허용한 취재 인력에게만 21일 오전 5시30분부터 8시까지 비표를 교부할 예정이다.

검찰은 21일 오전 9시30분쯤 박 전 대통령이 청사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는 지점으로부터 20m 떨어진 구역에 파란색 테이프 등으로 경계선을 그어뒀다. 파란색 경계선 안쪽의 근접 취재는 각 언론사당 기자 1인만 가능하다. 그 안쪽으로는 박 전 대통령이 걸어 들어갈 폭 7m 정도의 포토라인이 설정돼 있다. 취재진은 그 바깥쪽에서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게 된다.

박 전 대통령 하차 지점에서 9~10걸음쯤 떨어진 곳에는 일시정지 지점을 표시해뒀다. 이곳에서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 임하는 심정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에서부터 현관 중앙 출입문을 지나 조사실로 향하는 청사 내 엘리베이터까지는 약 35걸음이다. 박 전 대통령 생애에 가장 긴장된 45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조사 전날인 20일 오후 9시까지 청사 내 주차된 차량과 인원 전원이 퇴거할 것을 요청했다. 조사 당일에는 반포대로 쪽인 서울중앙지검 청사 서문은 폐쇄하고, 서울중앙지법 쪽 동문만 개방할 예정이다. 또 등록된 차량이라도 취재진 개인 차량은 청사 출입을 금지했다. 드론 촬영이 보편화된 뒤 처음 있는 전직 대통령 조사인 만큼 ‘드론 금지령’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청 주변에서 드론을 띄우지 말아 달라”고 언론사 등에 공식 요구했다.

한편 특수본은 SK그룹 수뇌부에 이어 롯데그룹 관계자 등을 소환조사하는 등 박 전 대통령 조사에서 핵심이 될 쟁점을 정리 중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 핵심 혐의인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의 대가성을 입증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 기소)의 업무수첩, 차명폰 통화내역 등 증거물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장시간 조사로 인한 박 전 대통령 건강 악화 등을 대비해 의료진 대기장소 등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만에 하나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할 것을 대비해 강제수사 등 대응방안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학·박광연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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