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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韓액티브엑스 비웃는 해외 결제시스템의 진화…스트라이프의 성공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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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패트릭(왼쪽), 존 콜리슨 스트라이프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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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사이트-128] 누구나 한 번쯤 인터넷으로 결제를 진행하다 분통이 터지는 일을 겪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온갖 종류 액티브엑스(ActiveX)에 가로막혀 결제 한 번 하는 데 한 시간 넘게 끙끙댄 기억이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에선 액티브엑스 폐지가 대선 공약으로까지 나오는 와중에 국외에서는 결제 시스템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편리한 시스템을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체들이 업계 1위인 페이팔(PayPal) 아성까지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대표적인 회사가 스트라이프(Stripe)다. 아일랜드 출신의 패트릭 콜리슨(Patrick Collison), 존 콜리슨(John Collison) 형제가 2010년 설립한 회사로 기업가치가 92억달러(약 10조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트위터, 킥스타터(Kickstarter) 등이 스트라이프의 고객사이며 2015년 기준 미국인의 27%가 스트라이프의 시스템을 이용해 결제를 해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스트라이프의 성공 비결은 결제 시스템을 구성하는 코드소스를 공개한 데 있었다. 스트라이프는 처음부터 '개발자 친화적인 결제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생각 아래 창립됐고 지금도 이 같은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고객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코드 몇 줄만 복사해 붙여넣으면 스트라이프의 결제 시스템을 끌어다 쓸 수 있다. 고객들은 스트라이프의 기술문서가 쉽고 명확하게 쓰인 점, 또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지원하는 점도 스트라이프의 강점으로 꼽는다.

원래 회사 이름은 스트라이프가 아니었다. 처음에 썼던 이름은 '개발자를 위한 결제'라는 의미로 지은 '/Dev/Payments'였다. 하지만 부르기도 어렵고 법적으로 사선(/)이 들어간 회사 이름을 쓸 수도 없어서 스트라이프로 바꾸게 됐다.

실제 결제 과정도 페이팔 등 다른 시스템보다 훨씬 단순하다. 결제를 완료하기까지 많은 페이지를 거쳐야 했던 기존 시스템과 달리 스트라이프에서는 해당 결제 페이지에서 결제 과정이 모두 끝난다.

비용 측면에서도 고객에게 이득이다. 일반적인 미국 카드사의 수수료가 4~5%인데 스트라이프는 성공한 거래마다 2.9%+30센트만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율 수수료, 해외발급 카드 수수료도 등 추가로 붙는 수수료도 없다. 세계 최대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타트업 그라인드(Startup Grind)'와의 인터뷰에서 패트릭 콜리슨 스트라이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고객들이 돈을 벌 때만 우리도 돈을 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려고 한다. 사람들이 그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 이상 수수료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우리의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 세계 135개국 통화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고 애플페이와 알리페이도 지원한다.

이렇게 편리한 시스템 덕분에 스트라이프는 창업 초기부터 개발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졌다. 초기 투자자들의 면면 역시 화려하다. 페이팔 창립 멤버인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피터 틸(Peter Thiel)의 투자를 받았고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등 유명 벤처캐피털과 액셀러레이터들도 스트라이프에 투자했다. 실리콘밸리의 거물들 눈에도 스트라이프가 핀테크 업계를 주도할 기업으로 보인 셈이다.

형인 패트릭 콜리슨은 스트라이프 창업 이전에 한 번 창업한 경험이 있다. MIT에 입학한 후 'Auctomatic'이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500만달러에 팔았다. 그 사이 동생인 존은 하버드에 입학했다.

두 형제가 처음부터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창업 아이템으로 생각한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저 기존 온라인 결제 시스템의 문제를 고쳐보려는 생각이었다. 패트릭과 존은 쉽고 간단한 결제 방법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의기투합했고 그 결과 스트라이프가 탄생했다. 2010년 가을 형제는 대학을 그만두고 풀타임으로 스트라이프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현재 패트릭과 존은 회사 운영에 있어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패트릭은 엔지니어링 부문을 담당하면서 회사 대표로서 일을 하고 있다. 존은 파트너십과 세일즈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25세와 23세의 나이로 창업에 나선 콜리슨 형제는 지난해 회사 가치가 92억달러 수준으로 껑충 뛰면서 20대 자수성가 억만장자 대열에 들게 됐다. 존은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 기록까지 세웠다.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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