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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알뜰폰 사업자 vs 이통사, '망 도매대가' 전쟁[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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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MVNO)사업자와 이동통신사업자가 ‘망 도매대가’를 놓고 다음 달 격돌한다. ‘망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가 이동통신사의 네트워크를 빌려 쓰고 내는 일종의 이용료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알뜰폰 업계는 ‘망 도매대가 인하’에 사활을 걸었다. 이동통신사는 망 투자비용 회수를 근거로 인하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중재를 맡은 미래창조과학부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집중됐다.

전자신문

지난 1월 초 서울 광화문우체국에서 고객들이 다양한 알뜰폰을 살펴보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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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부와 SK텔레콤이 다음 달 초 도매대가 협상을 시작한다.

SK텔레콤이 제출한 2014년 영업보고서를 토대로 적정 도매대가 산정작업이 이뤄진다. 이 회사 통신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업체가 얼마를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통상 4월 초 협상을 시작해 6월 마무리된다. 결정한 도매대가는 1년 적용한다.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 도매대가가 정해지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이에 준한 도매대가를 산정한다.

지난해 900억원 적자를 본 알뜰폰은 도매대가 인하에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결국 지출을 줄이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올해 최대 이슈는 롱텀에벌루션(LTE) 수익공유 비율이다. LTE 도매대가 산정에는 ‘수익배분(RS:Revenue Share)’ 방식을 주로 적용한다. 지난해 5만5000원 이하 저가요금제에선 알뜰폰과 이통사가 55 대 45로 수익을 배분했다. 5만5000원을 넘는 고가요금제에선 이 비율이 45 대 55가 된다. 100원을 벌면 45~55원을 이통사가 가져가는 구조다.

한 알뜰폰 업체 사장은 “벌어들인 돈의 절반을 이통사가 가져가 알뜰폰은 LTE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LTE 요금을 내리기 위해서라도 도매대가 수익배분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3세대(G) 도매대가도 관심이다. 여기엔 ‘소매요금할인(RM:Retail Minus)’ 방식을 주로 적용한다. 말 그대로 추가비용을 제하고 ‘도매가’로 빌려주는 것이다. 작년 3G 도매대가는 음성 분당 39.33원, 데이터 메가바이트(MB)당 9.64원이었다. 소매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47%였다. 알뜰폰 업계는 데이터 수요가 느는 만큼 데이터 도매대가를 더욱 낮춰 달라고 요구한다.

알뜰폰 업계는 지난해 9000억원인 가계통신비 인하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선 도매대가 인하가 필수라고 주장한다. 장애인이나 노인 특화 요금제를 통한 사회취약계층 지원효과도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동통신업계는 무조건적 도매대가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망 신규투자 및 유지에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걸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알뜰폰 활성화에는 찬성한다”면서도 “도매대가 인하가 통신비 인하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SK텔레콤 영업보고서를 검토한 뒤 이를 토대로 도매대가 산정 작업에 나설 것”이라며 “가계통신비 인하효과를 높이면서도 이통사 적정 망유지대가 간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3G 도매대가 추이

자료:미래창조과학부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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