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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한길·안철수 ‘사퇴’ 손학규 ‘은퇴’…격랑의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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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7·30 재보궐선거 참패의 후폭풍이 새정치민주연합을 강타했다.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31일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지난 3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합당으로 공동 지도부가 탄생한 지 4개월 만이다. 경기 수원병(팔달)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손학규 상임고문도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재보궐 참패가 지도부 교체로 끝나지 않고, 거물급 중진들의 거취로까지 연결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는 이날 아침 국회 당대표실에서 회의를 열고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총사퇴하기로 뜻을 모았다. 안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선거 결과는 대표들 책임이다. 제대로 잘했으면 좋았겠지만, (물러난 만큼) 평당원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도부 총사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지도부 일각에선 3월 합당 당시 합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김한길 대표만 물러나고 안철수 대표는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경우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최악의 경우 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로 기각됐다.

지도부 총사퇴로 공석이 된 당 대표직은 임시로 박영선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아 이끌게 된다. 새정치연합은 이르면 오는 4일 의원총회를 거쳐 임시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예정인데, 비대위원장은 지금까지의 관례대로 박영선 원내대표가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기국회와 세월호 국정조사 청문회 등 처리해야 할 원내 현안이 산적한 탓에, 외부 인사나 계파색이 옅은 원로급 인사를 ‘관리형’ 위원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손 고문의 은퇴가 당내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될 것인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새정치연합에선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도 ‘중진 공천 배제론’이 제기되는 등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손 고문은 이날 회견에서 “이번 7·30 재보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했다. 책임정치의 자세에서 그렇고, 새정치연합과 한국 정치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차원에서도 그렇다”며 당의 변화를 위해 은퇴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손 고문의 ‘결단’은 다음 전당대회에서 당권과 대권을 노리는 당내 중진들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참패에 따른 당 혁신 논의가 분출되는 과정에서 486과 초·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10여년 전부터 당 대표나 대선 후보를 지낸 중진급 다선 의원들의 2선 후퇴나 차기 총선 불출마 요구안을 들고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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